[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높은 곳을 오를 땐 숨이 차고 호흡이 거칠어진다. 그러나 정상에 오른 후의 기쁨은 일순간에 오를 때의 힘듦을 잊게 만든다. "내 인생길엔 좋은 일만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꽃길만 걸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라고 생각한다면 조용히 그 말을 내려놓으시라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삶의 여정엔 고난과 고통, 어려움과 절망의 순간들이 행복과 기쁨이 섞여 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중에서 행복만 골라내는 특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단지 내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할 때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을 오히려 행복으로 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 상징적이고, 추상적이고, 몽상적인 삶이 아니라 실용적이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삶의 태도야말로 일회적인 삶의 태도에서 절실한 책임감으로 깊은 삶의 의미를 이끌어낼 수 있다.
사람이 행복하려면 행복해야 할 이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단 그 이유를 갖게 된다면 우리는 저절로 행복하게 될 것이다.
"나는 행복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는 필시 돈을 많이 가졌거나, 자식 농사를 잘 했거나, 지위나 명성을 가진 사람들임을 우리는 곧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반면에 누가 봐도 "사는 게 힘들지? "걱정이 되고 무언가 위로해줘야 할 것 같은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삶은 늘 힘들고 괴로워 보인다. 그런데 이 두 부류의 사람들 사이에서 종종 반전을 경험 할 때가 있다.
어떤 조건이 살아가는 의미를 평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지는 것들 만으로는 행복의 척도를 가늠 할 수 없다는 것을... 고통이라는 문을 통과하지 않고는 더 깊고 넓은 행복의 나라를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을... (시카고 문인회장)
흔들린다고
단단하지 않은 건 아니다
흔들린 만큼 단단해지는 것이다
꽃도 흔들리며 피고
갈대도 목까지 누워도
다시 일어나는 것이다
청청한 솔나무도 처음
여린 순 내밀고 흔들린 만큼
뿌리 깊이 내리는 것이다
내 어머니도 흔들리며 날 키우셨다
아픈만큼 사랑하며 보듬으셨다
흔들리는 모든 것은 아프고 또 아프다
지나보면 그 아픔으로
꺾이지 않고 자라는 것이다
그러며 푸르러지는 것이다
다만 견딜만한 시간이 필요할 뿐
처음은 누구나 다
그렇게 흔들리는 것이다
그러며 꽃 피는 것이다
신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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