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라는 니체의 말을 기억한다. 젊은 날 책상 앞에 붙여놓고 앉을 때마다 바라봤던 글귀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살아야 하는지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찾기란 흔치 않다. 또 그 어떤 상황의 한계라는 것도 분명하게 그려져 있지 않다. 어떤 이는 먹고 사는 일의 한계에 부딪혀 목숨을 끊은 이도 있다. 혹자는 사람들과의 관계의 한계로 지옥 같은 삶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곳을 오를 땐 숨이 차고 호흡이 거칠어진다. 그러나 정상에 오른 후의 기쁨은 일순간에 오를 때의 힘듦을 잊게 만든다. "내 인생길엔 좋은 일만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꽃길만 걸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라고 생각한다면 조용히 그 말을 내려놓으시라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삶의 여정엔 고난과 고통, 어려움과 절망의 순간들이 행복과 기쁨이 섞여 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중에서 행복만 골라내는 특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단지 내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할 때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을 오히려 행복으로 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 상징적이고, 추상적이고, 몽상적인 삶이 아니라 실용적이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삶의 태도야말로 일회적인 삶의 태도에서 절실한 책임감으로 깊은 삶의 의미를 이끌어낼 수 있다.

사람이 행복하려면 행복해야 할 이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단 그 이유를 갖게 된다면 우리는 저절로 행복하게 될 것이다.

"나는 행복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는 필시 돈을 많이 가졌거나, 자식 농사를 잘 했거나, 지위나 명성을 가진 사람들임을 우리는 곧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반면에 누가 봐도 "사는 게 힘들지? "걱정이 되고 무언가 위로해줘야 할 것 같은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삶은 늘 힘들고 괴로워 보인다. 그런데 이 두 부류의 사람들 사이에서 종종 반전을 경험 할 때가 있다.



어떤 조건이 살아가는 의미를 평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지는 것들 만으로는 행복의 척도를 가늠 할 수 없다는 것을... 고통이라는 문을 통과하지 않고는 더 깊고 넓은 행복의 나라를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을... (시카고 문인회장)

흔들린다고
단단하지 않은 건 아니다
흔들린 만큼 단단해지는 것이다
꽃도 흔들리며 피고
갈대도 목까지 누워도
다시 일어나는 것이다
청청한 솔나무도 처음
여린 순 내밀고 흔들린 만큼
뿌리 깊이 내리는 것이다

내 어머니도 흔들리며 날 키우셨다
아픈만큼 사랑하며 보듬으셨다
흔들리는 모든 것은 아프고 또 아프다
지나보면 그 아픔으로
꺾이지 않고 자라는 것이다
그러며 푸르러지는 것이다
다만 견딜만한 시간이 필요할 뿐
처음은 누구나 다
그렇게 흔들리는 것이다
그러며 꽃 피는 것이다


신호철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