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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어스틴 급격한 주택 고급화, 유색인종 세입자들 생활 터전 잃어가

‘인종 문제’, ‘경제력 문제’로 변질
한인 인구에 미치는 영향도 같은 논리

‘주택 고급화(Gentrification)’ 현상이란 경제 및 문화적 번성으로 인해 낙후된 구도심 지역의 상권이 살아나며 중산층 이상의 인구가 유입돼 기존의 상인이나 원주민들이 내몰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도심의 기후변화는 도시 개발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사회적 이슈다.

어스틴 역시 90년대 후반부터 급속한 도시 성장을 겪으며 발생한 급격한 주택 비용 상승으로 전국에서 가장 주택 마련에 적합한 ‘합리적인 도시(Affordable)’의 이미지를 벗어나 더 이상 여유 있는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한 도시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도시의 ‘내몰림’ 현상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지역은 예로부터 낮은 주택 비용과 인종 분리로 잘 알려진 ‘동부 초승달(Eastern Crescent)’ 지역으로 어스틴 북쪽의 런드버그(Rundberg)를 거점으로 플루거빌(Pflugerviller), 콜로니 파크(Colony Park), 몬토폴리스(Montopolis)를 지나 어스틴 남부 도브 스프링스(Dove Springs)까지 뻗어있는 구간이 이에 해당된다.



최근 UT 어스틴 교수진들이 발표한 한 보고서는 어스틴에서 주택 고급화 현상이 일게 된 궁극적인 초기 원인들을 파악하고, 다양한 통계자료와 사례 연구들을 제시해 어스틴이 겪는 주택 고급화의 현주소와 이를 완화하기 위한 방법론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주택 고급화 현상으로 인해 더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특정 지역과 집단, 다시 말해 지역 경제 변동에 ‘취약한(Vulnerable)’ 집단 및 요소들이 있다고 지적하며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히스패닉과 같은 ‘유색 인종(People of Color)’을 이에 포함시키고 있다.

실제 보고서가 밝힌 바와 같이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히스패닉 인구들은 주택 고급화가 심화되고 있는 동부 어스틴 지역 인구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으며 그들 중 대부분이 1999년 이후부터 같은 주소지에서 평균 38년을 이상을 거주하고 있어 보고서가 지목한 유색인종들이 동부 어스틴 인근에서 터전을 잃어가는 큰 피해 집단 인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택 고급화 현상으로 야기되는 내몰림 현상의 피해 원인이 ‘인종’에 귀결 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의미로 ‘경제력’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어스틴 지역에서 인도인들의 경제력과 입지가 날로 성장하며 환경 좋고 학군 좋기로 소문난 고급 주택가 지역에 오히려 인도인들이 수적으로 우세해 주류를 이루고 백인 주민들이 밀려나는 ‘마이너리티의 메이저리티화’ 현상이 현실화 되고 있다는 것이 그 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 고급화 현상이 어스틴 한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 역시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며 어스틴 주택 고급화 현상이 한인들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현재 대다수의 어스틴 한인들이 치솟는 주택가를 감당하기 어려워 “교외로 거주지를 옮겨가고 있고, 특히 신혼 부부들이나 아직 어린 나이의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더욱 그렇다”고 말한다.

실제 어스틴 주택 가격은 2017년과 비교해 8% 상승했으며 5-6년 전과 비교했을 땐 40%가까이 오른 상태다.

전문가는 또 “현재 어스틴에서 좋은 환경에 훌륭한 학군이라는 조건을 동시에 갖춘 주택을 장만하려면 웬만한 수입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30만불 이하에 집을 얻기도 힘들다는 부담스러운 어스틴 주택가 현실에 대해 꼬집었다.

더욱이, 가계가 늘어 더 큰 집 장만이 필요한 가정의 경우에도 주택 가격이 부담돼 이사를 망설이는 경우도 더러 있다는 것.

주택 고급화로 어스틴 한인들이 겪는 피해 사례에 관해 또 한가지 고려해보아야 할 점은 주택 고급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한인 오너들의 상대적 박탈감이다.

고급화가 이뤄지는 지역에 새로 유입되는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은 기존 상권들에 상대적으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해 한 두 번 방문 했다가 발길을 돌리거나 더욱 새롭고 좋은 환경의 상권을 찾아 나서는 상황들이 반복되며 이 지역의 한인 비즈니스인들은 치솟는 임대료 만큼 가벼워지는 주머니 사정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 같이 어스틴 주택 고급화로 인한 ‘집 값 상승’과 개인의 ‘경제력 부재’로 인한 내몰림 현상은 시 정부 차원에서 보호받고있는 유색인종 뿐만 아니라 한인 사회들이 겪는 피해들도 속출하고 있다.

어스틴 시 정부는 급속한 도시 성장과 개발에 취약성을 나타내는 지역과 집단들을 대상으로 재산세 완화, 주택 수리 비용 지원, 토지 개발 규제 방안 등과 같은 해결책들을 인종과 소득 수준에 관계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법안들을 논의하고 시행에 앞장서야 할 것으로 사려된다.

이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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