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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워싱턴 한인경제 전망을 듣는다

심재훈 기자
심재훈 기자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01/06 06:12

경제 체력 키워 호황기 준비해야
과소비 줄이고 현금 유동성 강화

(왼쪽부터) 박윤식 교수, 이성룡 대표, 최완종 대표, 정희수 대표, 최태은 NVAR 이사

(왼쪽부터) 박윤식 교수, 이성룡 대표, 최완종 대표, 정희수 대표, 최태은 NVAR 이사

“경제 황금기 부활 가능성 있다”

전문가들이 본 새해 워싱턴 한인경제는 흐린 뒤 맑은 날씨다. 당분간은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 버티면서 경제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빠르면 올해 하반기 한인경제가 미국경제의 강한 회복세를 따라 상승해 다양한 기회의 문이 열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2017년 한인경제 전망에는 거시경제 전문가와 비즈니스 대표, 부동산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을 거친 박윤식 조지워싱턴대 국제금융학과 교수(하버드대 국제재정학 박사·조지워싱턴대 경제학 박사)를 비롯 이성룡 청사포·시루와죽이야기 대표, 유성훈 신라명과 프랜차이즈 대표, 최완종 말톤 세탁소 체인 대표, 정희수 현대부동산 대표, 최태은 북버지니아부동산협회 이사가 참여했다.

▶경제 황금기 부활 머지않았다
박윤식 교수는 경제 침체의 터널을 지나 빛이 보이기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기록적인 길고 어려운 터널을 지나왔다”며 “1980년대 레이건 경제 같은 경제 황금기가 돌아올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트럼프 정부와 국회의 경제우선 정책과 규제철폐, 미국회사의 역동적인 투자계획, 주택 건설 경기 상승, 국민들의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종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효과가 한인사회에 당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봄, 여름이 지나고 미국경제가 좋아지면서 한인경제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버텨야 한다: 절약하며 기본에 충실하자
한인 비즈니스 경영인들은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완종 말톤세탁소 체인 대표는 “지난해 매출이 40% 가까이 떨어져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훈 신라명과 프랜차이즈 대표도 “매출이 떨어져 ‘내가 왜 이러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일식집 등 다른 사업장 대표들도 같은 고민을 하는 것을 본다”고 말했다. 이성룡 청사포·시루와죽이야기 대표는 “모임이 줄고, 선물용품 구매도 뜸해졌다”며 “연말에 위축된 소비심리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영인들은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며 불황에 버틸 수 있는 경제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완종 대표는 “물이나 전기, 개스비 등 나가는 돈을 자세히 살펴보면 불필요한 지출을 발견할 수 있다”며 “효율성을 높이고 절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인들은 그러나 인건비를 아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유성훈 대표는 “사람을 줄이면 고객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경제가 나아질 때까지 버티기 어렵다”며 “직원들이 피곤해지면 직원 표정이 나빠지고, 서비스 질과 음식 맛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성룡 대표는 “직원이 문제를 일으키면 리스크가 더 높아진다”며 “비즈니스의 기본은 사람과 재료와 품질이다. 사람 줄일 생각하지 말고, 매출확대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인들은 이런 때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과감한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며 “품질과 서비스는 높이고 가격은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기존에 하고 있던 일을 꾸준하게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점을 늘리더라도 렌트비 부담 적게, 작은 사이즈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호황 때 기회 잡으려면 현금 유동성 확보해야
전문가들은 경제상황이 좋아질 때를 생각해 지금부터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금융전문가들은 일부 한인들이 기회를 못 잡는 이유는 현금 유동성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리 융자 전문인은 “세금 보고를 잘 해놓지 않아 투자 기회가 왔을 때 융자를 못 받는 사례가 많다”며 “비즈니스를 2~3개로 확장하는 게 안정적인데, 융자가 가능해야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 씨는 다수의 한인들이 소득에 비해 집과 차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리 씨는 “비즈니스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인도나 중국 부자들도 주택 월 페이먼트가 2000달러를 넘지 않고, 자동차 페이먼트도 300달러를 넘지 않거나 없다”며 “너무 큰 집에 사는 한인들이 많다. 불황을 견뎌내려면 가계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리 씨는 고정비 지출 축소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저축을 권했다. 리 씨는 “생활 수준을 낮춰가면서 가계지출을 줄이면 고문을 당하는 정도의 고통이 따른다고 하는데, 대신 미래는 밝아진다”며 “미국에서 저축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집 모기지와 자동차 지출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은 저축하기 좋은 나라고, 저축 기록이 있어야 융자도 잘 나온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은 계속 맑음…공급 적은데 수요 많아
워싱턴지역 부동산 시세는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희수 현대부동산 대표는 “부동산전문기관들은 올해 3~5%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모기지 이자율이 오르고는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렇게 높은 편도 아니기 때문에 주택 구매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로 교체되면서 공무원들의 이동이 많아지는 것도 부동산 시장의 호재다. 최태은 북버지니아부동산협회 이사는 “보통 연말과 연초에는 일이 적은데, 올해는 너무 바쁘다”며 “DC에서 출퇴근하기 편리한 맥클린과 폴스처치 전철역 근처나 DC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이런 부동산 열풍을 거품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 이사는 “요즘 집을 사는 분들은 가계재정이 안정적인 게 특징”이라며 “30대 젊은층도 많은데, 큰 집 찾지 않고 예산에 철저하게 맞춰서 산다”고 말했다.

맥클린뿐만 아니라 센터빌 등 한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정 대표는 “한인마켓과 대형교회가 위치한 센터빌에는 중장기적으로 꾸준하게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대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투자 가치도 있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한인들이 계속 센터빌로 이주하고 있다”며 “학군도 좋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을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했다. 정 대표는 “부동산 가격은 1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올라갔다”며 “한인들의 생활이 빠듯하다는 것을 알지만, 다양한 융자 프로그램을 활용해 내 집을 장만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신용의 나라 미국에서 세금보고 잘하면서 작은 집을 사고, 크레딧과 수입이 나아지면 조금 더 큰 곳으로 옮겨가면서 자산을 늘릴 수 있다”며 “자녀를 대학에 보낸 뒤에는 다운사이징을 통해 은퇴 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희망 품고 인내하자, 어려울수록 긍정적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불황에는 희망을 품고 미래를 긍정적 관점에서 보며 인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윤식 교수는 “이런 때 조급해하거나 절망하면 안 된다”며 “사업을 축소하거나 확장하지 말고, 새로운 정부와 새 국회가 이끄는 미국경제 상황을 보면서 차분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완종 대표는 “안 된다, 안 된다하면 모든 게 안 된다. 활기차게 헤쳐나가야 한다”며 “어려울 때는 더 공부하면서 업무 숙련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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