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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고교 기준은 학군 아니다

학력과 집값 비싼 지역 일치하지 않아
골드등급 고교 MD 8.2%로 전국 최다

세칭 명문 고교 학군을 따라 주택가격 서열을 정하는 미국이지만, 과연 좋은 고등학교란 어떤 학교를 말하는 것인지 정의를 따져 물을 땐 말문이 막히기 마련이다.

주변 집값이 높으면 대체로 좋은 학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주택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지역의 고교 학력은 오히려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의 랭글리고교 학군 주택은 바로 옆의 맥클린고교 학군보다 평균 주택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싸지만, 맥클린고교의 학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뉴욕과 뉴저지주의 진짜 고급 주택단지가 밀집한 지역의 공립고교 학력은 오히려 평범한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자녀를 아예 사립 중·고교에 보내기 때문에, 공립학교 학력이 신통찮다. 또한, 다른 소득계층이 주택을 구매하기 힘들 정도로 넓은 조닝의 대형 주택 단지를 형성해 학군 내 공립학교가 폐교 위기를 겪기도 한다.

한국처럼 명문대 진학자 숫자가 많을수록 명문고라는 세간의 평가를 미국에 옮겨와서,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고교가 좋은 고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해당 고교에서는 명문대학을 몇 명이나 보내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대학 입학은 12학년 학생과 대학 간의 서류 교환으로 이뤄지기에 학교는 합격-불합격 여부를 전혀 알 수 없다. 졸업생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일이기에 학교는 졸업생의 진학 여부를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고교에서도 모르는 일을 다른 외부 사람이 알 리 없을 뿐더러, 명문대학 진학이 단순한 학력과 비례할 수 없다.

부모의 재산, 재정부담능력과도 관련이 있기에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따라서 세간의 기준으로 좋은 고등학교를 판가름하는 것은 무리가 뒤따를 수밖에 없으며, 잘못된 기준에 따라 매우 중대한 판단 착오를 일으킬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장 객관적인 좋은 고교 평가 기준으로 고교졸업률과 대학진학 준비율(College Readiness)을 거론한다. 그런데 고교졸업률이 연속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과거 같으면 졸업을 하지 못할 학력 소지자도 억지로 졸업을 시키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지표에서 밀리고 있다.

유일하게 남은 것은 대학진학 준비율인데, 대학 수준의 과목을 고교에서 가르치는 AP, IB 시험 이수비율로 학력을 평가하고 좋은 고교의 기준을 잡을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한 과목 이상에서 AP시험 3점, IB시험 4점 이상을 받는 학생의 비율이 높을수록 좋은 고교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반 고교과목에 비해 수준이 매우 높은 AP와 IB과목을 수강하고 패스하는 학생이 많다는 얘기는 해당 고교 재학생의 학력이 그만큼 뒷받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에스 뉴스 등 고교 랭킹 평가기관은 이 비율이 57% 이상인 고교를 최상위 고교로 판단해 골드등급을 부여하는데, 전국적으로 2만8561개 고교 중 500여개에 불과하다. 골드등급 학교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메릴랜드로, 전체 고교의 8.2%가 여기에 해당한다.

메릴랜드와 버지니아는 공립 영재고교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골드 등급 고교는 주로 몽고메리카운티와 페어팩스카운티 등 근교 지역에 밀집해 있지만, 뉴욕과 뉴저지 등은 공립 영재고교 시스템이 발달해 이들 학교가 우수한 학생을 독식하고 있다.

모두 장단점이 있긴 하지만, 뉴욕-뉴저지주는 영재고교와 일반공립고교 간 학력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져 공립교육 전반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비판을 듣는 반면, 버지니아와 메릴랜드는 영재고교나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 균등한 질을 보장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 버지니아에서 골드등급을 받은 고교는 TJ, 맥클린, 메디슨, 조지 메이슨, 옥튼, 랭글리, 웃슨, 디프 런, 리치몬드 커뮤니티, 오픈, 마샬, 헌던, 요크타운, 센터빌, 레이크 브래덕, 웨스트 스프링필드, 워싱턴 리, 로빈슨, 도미니언 등이며, 메릴랜드에서는 월트 휘트먼, 윈스턴, 풀스빌, 토마스 웃튼, 월터 존슨, 리차드 몽고메리, 리버힐, 세베나 파크, 매리엇 릿지, 센테니얼, 웨스턴, 덜레니, 어바나,히어포드, 다마스커스, 조지 카버, 체사픽 사이언스 포인트, 타우슨 등이었다.

김옥채/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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