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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삼복 더위…궁중보양식으로 다스린다

예부터 복날 즐기던 보양식은 주로 겨울 음식
차가운 임자수탕, 뜨거운 궁중식 해물전골

이번 주에 초복이 있었다. 앞으로 중복, 말복까지 20여 일의 삼복은 폭염 아래 허약해진 기력 충전의 시기이기도 하다. 최근 복날이면 불티나게 팔리던 닭이 요즘엔 주춤해져 판매량이 줄고 있다. 복음식의 대명사처럼 대접받던 삼계탕은 웰빙 음식과 거리가 벌어진 탓이다. 시중에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해산물이나, 들깨 등 건강 식재료를 투입하는 처방책을 쓰고 있다.

조선시대에 와서 즐겼던 삼복 문화는 더위를 이겨내고 몸의 기운을 북돋워 주는 음식을 먹고 시원한 곳에서 몸을 쉬게 했는데 이를 '복달임'이라 했다. 궁중에서나 양반들은 소고기를 먹었지만, 서민들은 고급 단백질을 닭에서 취했다. 그렇다고 육류만이 보양 음식의 전통은 아니었다. 상류층에선 '민어'와 같은 생선을 즐겼고, 서민들도 각종 물고기를 넣고 끓인 어죽이나 추어탕, 팥죽 등을 여름 보양식으로 삼았다.

또 뜨거운 보양식뿐만 아니라, 시원한 냉국도 즐겼다. 그 대표적인 음식이 '임자수탕'. 일명 깻국탕이라고도 하는데, 깨를 곱게 갈아 기름기를 걷어낸 닭육수에 섞어 시원하게 즐겼다. 초계탕도 보편적으로 즐겼지만, 일제 강점기에 들어온 빙초산의 맛이 강해 초계탕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건강 식초가 다시 부활하면서 최근 들어 초계탕이 관심을 받고 있다.

조선시대엔 오히려 복음식으로 겨울 음식이 많았다. 더위로 인한 갈증과 설사를 해소해 주는 팥죽을 먹었고, 우리가 으레 여름 음식이라 생각하는 냉면도 실은 겨울 음식이다.



유독 냉면을 즐겼던 고종은 여름 더위를 이기기 위해 동치미 냉면을 즐겼다고 한다. 조경희 궁중요리 연구가는 "고종의 오순 잔치에는 임자수탕이 올라 최고의 보양식이 되었다. 깨는 단방보약이라 하여 사람의 생명을 기르는 곡식 중 첫 번째로 꼽힌다. 양반들은 체면을 중시해 땀을 흘리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임자수탕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고 설명하며 "복날을 잘 지내면 청량한 가을을 맞는다는 유래처럼 건강하고 맑은 궁중식 보양 음식으로 거뜬한 여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복더위엔 삼계탕 대신 예부터 즐겼던 영양식을 만들어 보자. 땀 흘리며 돌아오는 가족들을 위해 식탁을 채워보면 어떨까. 뜨겁거나 혹은 차갑게.

◆살얼음 동동 '임자수탕'

먼저 육수를 내기 위해 냄비에 닭 1마리와 물 12컵을 준비하고, 생강 1쪽, 대파 1대, 정종 ½ 컵, 마른 고추 3개를 넣어 50분 정도 푹 삶는다. 닭은 건져 잘게 찢어두고, 국물은 식혀서 기름을 깔끔하게 걸러낸다. 참깨 1컵과 잣 ½ 컵을 넣고 믹서에 곱게 간 다음, 육수에 섞고 면보에 걸러 깨끗한 육수를 만든다. 냉장고에 차게 식히거나 냉동실에 잠깐 두어 살얼음을 얼리는 것도 시원하다.

육수를 만들고 나면 고명을 준비한다. 불린 표고버섯 4개는 굵게 채썰어 팬에 살짝 볶은 후 소금으로 간을 한다. 오이 ½ 개도 같은 크기로 썰어 소금, 식초, 설탕으로 초절이를 한다. 달걀 2개는 황백으로 나눠 지단을 부쳐 같은 크기로 썰어 놓는다. 전복 2개는 손질해서 살을 살짝 데쳐 얇게 저며 놓는다. 그릇에 닭고기살을 담고 준비한 고명을 가지런히 돌려 담는다. 여기에 차게 식혀둔 깻국물 육수를 붓고 잣을 올린다.

◆시원한 '궁중식 해물전골'

다진 소고기는 한 줌 정도 준비해서 간장, 설탕, 파, 다진 마늘, 참기름으로 밑간을 한다. 두부는 단단한 두부로 0.7cm 두께로 썰어 안쪽에 녹말가루를 묻혀 팬에 지진다. 구운 두부에 소고기 양념을 올리고 다시 두부를 올려 샌드위치 모양을 만든다. 살짝 데친 미나리 줄기로 두부를 묶어준다. 숙주와 느타리버섯은 데쳐서 물기를 짜고 표고버섯은 굵직하게 썬다. 당근, 양파도 적당량 채를 썰어둔다.

해삼 2마리, 전복 2마리는 한 입 크기로 썰어두고, 새우도 깨끗이 손질한다. 육수는 다시마와 무를 넣고 푹 끓여서 준비한다. 전골팬에 갖가지 재료를 돌려담고,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끓인다. 큼직한 문어를 넣어 끓이면 푸짐한 한여름 보양식이 된다.

◆민어 스테이크

조선시대 궁중과 양반가에선 복달임 음식으로 민어를 사용한 탕이나 찜을 최고로 여겼다. 호박을 넣고 끓인 맑은 민어탕은 제철 재료로 만든 음식답게 영양과 맛이 매우 뛰어나다. 정약전이 지은 '자산어보'에는 "민어는 맛이 달고 무더운 여름에 먹으면 기운을 북돋운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을 만큼 기력을 채워주는 맑은 요리의 대표적 식재료다.

민어를 매운탕이나 조림으로 먹는 것이 평범하게 느껴진다면 '민어 스테이크'의 색다른 맛을 연출해 보자. 민어는 살이 두툼하고 부드러워서 허브에 재워 구우면 멋진 스테이크로 손님 대접에도 손색이 없다.

스테이크용 민어는 살만 발라내서 큼직하게 자른다. 후춧가루와 소금을 앞뒤로 뿌리고, 허브(로즈메리, 바질, 오레가노 등)를 송송 썰어 골고루 뿌린 다음 살짝 문질러서 30분 정도 재워둔다. 가니시에 사용한 채소는 기호에 맞게 준비하는데, 브로콜리, 파프리카, 양파, 애호박, 버섯, 방울토마토, 통마늘 등을 구워서 곁들인다. 소스는 간장 50g, 정종 50g, 물엿 30g, 설탕 20g, 레몬 10g, 잔파 10g, 건다시마 20g, 양파 20g, 전분물 약간을 섞어 약 불에서 7분 정도 졸여 데리야키 소스를 만든다. 재워둔 민어를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노릇하게 구워낸 다음 가니시를 곁들이고 소스를 뿌려낸다.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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