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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이렇게 본다'] 한반도 평화 장애물 걷혔다

김정은 비핵화 결심 확고
미 트럼프도 전폭적 신뢰

평화 프로세스 당사자로
문 정부 자주적 역할 기대

북한과 미국이 마침내 새로운 역사의 문을 열었다. 지구상에서 영원한 적대국으로 남아있을 것만 같던 미국과 북한의 두 정상이 악수를 나누고 북핵 폐기를 골자로 한 공동합의문에 서명을 하는 모습은 꿈만 같았다.

판문점 선언에 이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생애에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기적 같은 일들이 연이어 일어난 것이다.

분단 73년 만이고 한국전쟁에서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싸운 지는 68년 만이다. 그리고 65년 동안 정전 아닌 정전 상태를 이어오는 그 긴 세월을 서로를 '악의 축'으로, '미 제국주의자'로 매도해 오던 철천지원수의 나라이지 않았나? 그런 나라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인데 양국의 국기를 나란히 세워 놓은 곳에서 악수만 하고 헤어져도 감동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기왕 할 바에야 북한의 목을 더 단단히 조였어야지 미국은 왜 CVID란 말을 집어넣지 못했느냐는 불만도 새어 나온다. 그렇지 않으면 만나지도 않겠다고 워낙 기대치를 높인 끝이라 그런 비판도 있어 당연하다. 그러나 상대방을 유인했던 CVIG라는 신조어도 보이지 않은 채 '완전한 비핵화'와 '안전보장을 제공하기로 한 약속'이라는 차선의 용어로 대체되었다.



북미 두 정상은 첫 회담에서 세상이 깜짝 놀랄 대단한 안건을 도출하는 대신에 총론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후 실무선에서 신속하고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완전한 핵 폐기'와 '완전한 체제 보장'을 단계적으로 실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아마도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 측 대표자와 함께 재빨리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심이 매우 분명하다는 점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김 위원장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어 2차 북미 정상회담과 3차 남북 정상회담도 곧 이어질 것이고 어떠한 형태가 되더라도 정전 65주년이 되는 7월 27일 즈음해서는 종전선언도 실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장애물이 걷혔기에 북미 관계 개선과 남북 교류도 가파르게 선순환될 것이 분명하다. 한국 정부는 북측과 함께 군사 긴장완화 조치에 이어 이산가족 상봉, 개성공단 재개와 철도, 항만 등 경제협력 문제와 금강산, 마식령 스키장 관광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군사훈련의 중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쑥 꺼내는 바람에 많은 논쟁거리를 던져 주었지만 상대방을 타격하지 않고 교류하자는 마당에 그러한 발상은 당연한 것이고 이후 동맹 간에 성의 있게 논의해서 실행에 옮기는 것이 맞다고 본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북미 정상은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한다'는 구절이다. 앞으로 북미 정상 간 합의가 이행돼 나가는 과정과 주변의 강대국들 중국, 일본, 러시아를 끌어안고 가는 길목에서 당사자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력과 자주적인 역량이 크게 기대된다.

시대가 이렇게 급속도로 바뀌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제 길로 들어서고 있는데도 일부 국내외 지식인들이 과거 속에 갇혀있다면 매우 불행한 일이다. 지난 13일 한국에서 실시된 지방선거의 결과를 보면 일반 국민들은 오히려 시대정신을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주의 우리 한인들도 이민 올 때부터 입고 있었던 대결과 갈등의 그 찌든 누더기를 벗어 버리고 이제는 변화하는 시대에 알맞은 밝은 옷으로 갈아입어야 할 때가 되었다.


김용현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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