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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이렇게 본다'] 구체적인 로드맵 없어 실망

한미 훈련 중단 언급 등
설마했던 우려가 현실로

미국 자국우선주의 확인
우리 스스로 안보 챙겨야

지난 12일 우여곡절 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전에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회의를 마치지 못하고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떠난 후 합의된 공동성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거부로 인해 자유 시장경제 진영의 분열과 세계 무역 분쟁 불씨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전통적 우방 국가와도 척을 질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우방보다는 자국의 이익에 더 큰 역점을 두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합의문에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6·25 전쟁 전사자 유해 송환 등 4개 항에 합의했다. 북미 관계의 새로운 목표를 확인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줄기차게 주장하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는 빠져버리고 두루뭉술한 포괄적 합의였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로드맵 없이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협상이 계속되는 동안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괌에서 한국까지 와서 폭격 연습하고 가는 데 큰 비용이 드는데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워게임은 매우 도발적이고 이를 중단하면 미국이 막대한 돈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주한미군에 대해서도 "회담 의제가 아니다"라면서도 "이 문제는 미래의 협상을 봐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종국적으로는 철수를 원한다"라고까지 말했다.



이러한 발언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이미 주요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이 약속은 공동 합의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합의문에 서명한 후에 그렇게 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향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만 포기한다면 우방이야 어떻게 되든 무엇이든 들어줄 태세가 아니겠는가.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자국 우선주의에 G7 정상회담에 이어 또 한 번 방점을 찍은 것이라 볼 수 있다. 김정은의 체제 보장이란 한국의 안보를 지켜온 가장 튼튼한 버팀목인 한미 동맹을 해체하라는 것이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지하고 주한미군을 감축, 철수하고 미국의 핵우산을 거두고 한반도 주변에 미국의 전략 자산을 배치하지 않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오늘날 한국의 번영은 최대의 우방국인 미국이 버팀목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그동안 너무 안일하고 나태하고 거대한 공짜 안보의식에 무감각으로 살았다. 설마 우리의 동족인 북한이 또다시 전쟁을 도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한 또 다른 아픔을 감내해야 할지 모른다.

혈맹인 미국도 자국의 이익이 먼저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한미 군사훈련은 북한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북한이 도발한다는 실제 상황을 가정한 방어훈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회담 결과를 두고 "6·12 센토사 합의는 미국과 남북한이 함께 거둔 위대한 승리"라고 자평할 것이 아니라, 자칫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이 우리 안보에 미칠 영향부터 점검하고 안보를 튼튼히 해야 할 것이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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