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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교회의 '노숙자 셸터' 고민

요즘 주변으로부터 자주 듣고 있는 질문 하나가 있다. "왜 교계는 한인타운 내 셸터 건립 반대 운동에 침묵하고 있느냐"라는 것이다. 한인의 약 70%가 교계와 깊은 연관이 있는데 "이럴 때 교회들이 앞장서서 주도해 준다면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다.

현재 한인사회는 힘을 합쳐야 할 두 가지 이슈가 있다. 셸터 건립 반대와 LA한인타운이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로 분할되는 것을 막기 위한 주민 투표를 독려하는 일이다. 그 두 가지 현안 중에 목회자와 교회가 중심이 되어 돕고 있는 것은 방글라데시 분할을 막기 위한 투표 참여 운동이다. 이미 범교계 대책 위원회를 조직해 움직이고 있고 기도회 모임도 했다. LA지역 20여 개의 중대형 교회가 중심이 돼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를 매주일 독려하고 있는 중이다. 교계가 앞장서서 이에 대한 활동을 열심히 전개할 수 있는 데는 여러 가지로 명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셸터 건립 반대를 교계 목회자들이 앞장서는 것은 사실 부담이 있다. 반대 명분이 약해서다. 물론 반대 운동에 앞장서는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한다. '내 집' 앞에 셸터를 세운다는 걸 누가 반기겠으며 이를 공청회 같은 절차도 없이 강행했으니 분노할 만하다. 하지만 교계내에서는 노숙자도 '하나님의 자녀'이므로 그들에게도 인권, 삶, 인격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먼저 중요하게 여기자는 의견이 많다. 그리고 정작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섬겨야 할 기관은 교회이며, 목회자, 교인들이 이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교회'라는 기관은 이웃을 돌보고 섬겨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주 설교단에서 사랑, 섬김, 긍휼에 대해 설교를 하면서 어떻게 노숙자들에게 쉼터를 마련해 주겠다는 일에 앞장서서 반대할 수 있겠는가. 분명 위선자라고 손가락질 받게 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목회자들이 셸터 반대에 앞장서지 않으면서 교인들에게는 "반대 운동에 나가서 열심히 도우라"고 말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게다가 대부분의 LA지역 한인 교회들이 스키드로까지 나가서 노숙자를 돕고 있는데 정작 우리 지역에 노숙자 셸터 건립을 적극 반대한다면 주류 사회가 한인 교회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겠는가.



한인 교회는 매일 새벽 기도회를 통해 모이고 선교사를 세계 곳곳에 파송하는 열정이 있다. 그러나 정작 셸터 반대에 나선다면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집단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한인 교회들만의 솔직한 부담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정치인들의 졸속 행정은 같은 한인으로서 다들 반대하는 입장이다. 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자금을 받으려고 한인 사회에 찾아와서 미소를 짓고 고개를 숙이다가 이럴 때는 한인들의 의견 수렴도 없이 일을 추진해 나가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고 본다.

만약 교계도 이런 절차상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협의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일에는 함께 목소리를 내면서 동참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송정명 / 목사·미주성시화운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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