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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전체가 돕는 마음에 감동"

4월 자폐 인식의 달
자폐 아들 둔 부모의 편지

교인들 자발적 서비스 제공
민폐 걱정 사라지고 감사할 뿐


4월 자폐 인식의 달이 다가오는 가운데, 자폐아 자녀를 둔 어머니 스테이시 김씨가 자신의 아들을 위해 교회 전체가 나서서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점을 글로 보내왔다. "어느덧 청년이 됐지만 여전히 커뮤니티에서 고립돼 있다고 생각했던 아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며 희망을 갖게 됐다"는 김씨의 글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오늘 아침 오스틴에게 받은 문자가 날 펑펑 울린다.



"우리 교회 전체가 함께합니다. 제가 가끔 금요일에 미팅이 있기 때문에 피터와 저스틴이 픽업을 도와줍니다. 또 글렌이 일요일에 픽업하는 걸 보기도 합니다. 그건 교회의 역할입니다. 우린 조니를 사랑합니다!"

33살의 내 아들 조니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분명한 아이다. 아니 어른이다. 아이일 때는 엄마가 가는 교회를 가고, 엄마가 데려다 주면 되고, 엄마가 스케줄을 정해주면 되었는데 이제는 엄마가 해주는 것 만으로는 조니가 성에 차지 않아 여기저기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로 주위의 사람들에게 민폐를 준다.

장애가 있는 청년이 교회 장애부에 속하기를 거부할 때 이 아이가 설 땅은 없어진다. 그런 조니를 위해 많은 것을 시도해 보았고 또래의 사람들을 붙여보기도 했지만 딱 거기까지만인 것이 조니를 너무나 슬프게 만들었다. 성경공부나 예배가 끝난 후 끼리끼리 나가 햄버거도 먹으러 가고 보바도 먹자고 나가는데 아무도 조니를 초대하지 않았다. 모두 웃으며 다 떠난 후 조니를 픽업하는 사람은 언제나 엄마다. 집에 와서 몇 시간을 우는 다 큰, 아니 같이 늙어가는 이 아들을 어쩌나 싶어 막다른 절벽에 머리를 박고 서있는 기분이었다. 그건 절망이었다.

조니는 점차 말수가 적어지고 웃음을 잃어가며 자기에게 'NO'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때리기 시작했다. 살도 엄청나게 쪘다. 비가 와도 매일 가서 지키고 있던 동네 농구장도 이젠 더 이상 안 갔다. 방법이 없다는 것이 사람을 미치게 한다. 할 수 없이 싫다는 아들을 동네 장애부 '히스드림(His Dream)'이 있는 교회에 보냈다. 교회 전체가 히스드림에 관심을 갖고, 부속기관이 아니라 교회 전체와 함께하는 목회 철학을 실천하는 교회였다.

아니나 다를까. 조니는 히스드림에 가서 청년들이 모이는 영어예배를 기웃거렸고 자기 또래들을 찾아다녔다. 영어예배를 보고 싶다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녔다. 그러다 조니는 중동계 미국인 청년의 차량 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이를 몰랐던 나는 집에서 없어진 조니를 찾다가 낯선 중동계 사람이 차에 태워 데리고 가는 모습을 보고 맨발로 뛰어나가 두 팔을 벌려 떠나는 차를 막았다.

조니를 픽업한 글렌이란 청년은 약사였다. 매주 영어예배를 보고 싶다고 더듬거리며 울부짖는 조니를 보고 차량 서비스를 해주게 됐다고 그는 내가 차근차근 설명했다. 힘들게 시작한 영어예배에서 조니는 어릴 때부터 알던 몇 명의 친구들을 만났고 그들은 조니를 돌봐주기 시작했다. 금요일 성경공부에 함께 참석하고, 수련회에도 같이 가고, 조니가 그리 소망하던 친구들과 나가서 햄버거도 먹었다. 친구들에게 보바를 사준 날 조니는 너무 신이 나서 잠들기 전까지 흥얼흥얼 노래를 불렀다.

조니는 이번 주말에 청년들을 위한 솔라(SOLA)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오스틴은 걱정하지 말라는 연락을 해왔다. 본인들의 영적 성장을 위해 가는 모임인데 이틀이나 조니를 챙겨야 하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아 문자를 보내니 날아온 답이다. 교회 전체가 조니를 돌보고 있다는 이 말 한마디에 난 목놓아 울었다. 하나님이 조니의 눈물을 보고 계셨구나. 이 어미의 메어지는 심정을 헤아리고 계셨구나.

하나님이 조니를 통해 보고자 한 세상을 오늘 난 오스틴을 통해 본다. 정말 이 세상은 살아볼 만한 세상이다.


황인국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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