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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마추픽추의 경이

-잉카문명의 유적을 찾아서 4

잉카의 숨은 보배, 마추픽추는 구름 속에 가려져 있었다. 산허리를 감싸고 있는 흰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렸다. 20분이 지났을까. 사람들은 탄성을 울렸고 500년 신비가 드러났다. 경이였다. 멀리 높은 산이 있었고 그 밑에 잉카유적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계단식 테라스와 허물어진 궁전, 제단들, 중간에 Courtyard 같은 잔디 광장이 보였다. 찰칵 찰칵 사방에서 사진 찍는 소리가 들렸다.

잉카 도시에는 200여 채의 집, 곡간, 궁전, 사원, Sun Temple, Main Temple, Temple of Three Windows, Condor Temple 등 수많은 사원이 있었다. 이밖에 공주의 집(The Princess House), 여름에 왕족이 더위를 피해 머무른 왕실 등이 있었다. 건물 곳곳에 빗물을 관리하는 고랑과 작은 저수지가 있었다. 1983년 유네스코가 쿠스코 잉카유적을 세계문화유산(Cultural Heritage)로 지정한 몇 년 후 마추픽추가 7대 불가사의에 포함된 이유를 짐작할 만 했다.

마추픽추 견학은 대개 당일치기(Day Trip) 이다. 이 곳에는 공항이 없고, 육로도 제대로 연결돼 있지 않다. 관광객들은 쿠스코에서 버스로 Sacred Valley의 올란타로 가서 Voyager 기차를 탄다. 기차는 안데스 계곡을 돌아 간다. 바로 옆에 우루밤바 강이 흐른다. 황토물이다. 중간쯤 다리가 보이고 잉카 트레일이 나타난다. 젊은이들은 사흘 일정으로 잉카 자취를 따라간다. 처음에는 검문소가 없었으나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환경이 오염되자 1998년부터 등반 인원을 제한하고 돈을 받기 시작했다. 현지 짐꾼과 안내자가 따라가고 트레일 중간에 설치된 임시 천막에서 2~3일 밤을 자야 한다.

마추픽추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권을 제시해야 한다. 내 여권을 확인한 현지인은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했다. 삼성.현대.LG 덕분인지 어디를 가나 한국의 존재를 실감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 험한 돌계단을 타고 잉카 트레일을 올라간다. 밑에서 보기만큼 힘들지 않았다. 제주도 성산 일출봉, 마야 유적지 체치니차 돌계단을 오를 때 보다 쉬웠다. 나는 처음 잉카인들이 흰 돌로 길을 만든 것으로 생각했는데 보통 바위를 사용했다. 마야인들은 산중에 하얀 돌로 길을 만들어 어두운 밤에도 산 길을 걸어 다녔다. 2~3시간 마추픽추를 돌아본 사람들은 그 날로 다시 기차와 버스로 쿠스코로 돌아 간다.



옛날 잉카인들은 높은 산은 늙은 산(Machu Picchu), 낮은 산은 젊은 산(Wayna Picchu) 이라고 불렀다. 낮은 산 위에 잉카 왕족의 무덤이 있다고 한다. 왜 이렇게 높은 곳에 묻었을까. 태양신을 믿는 그들은 높이 안장할수록 천국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했을까.

잉카 어디를 가든지 돌계단처럼 된 테라스가 있다. 농업 실험장이다. 그들은 해 그림자가 닿는 위치를 고려해 다른 작물을 심어 잘 자라면 곳곳에 옮겨 심었다. 페루에는 감자 종류만 해도 3천 종류가 넘고 곳곳에 야생 감자가 있다. 그들은 농업기술이 우수하고 산 중턱에 창고시설이 잘 돼 있어 외세의 침입에도 몇 년 간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지진이 잦은 페루에서 잉카인들은 넘어지지 않는 건물을 지었다. 밑에 넓은 돌을 쌓은 다음 올라갈수록 작은 돌을 세우고, 돌끼리 맞물리게 해 웬만한 흔들림에도 견딜 수 있었다. 지진이 많은 일본의 건축가들이 페루를 방문해 배우고 갔다고 한다.

후손들은 모두 자기 조상이 우수했다고 자랑한다. 마야인들은 수 천년 전 그들이 월력을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잉카 후손들은 그들 조상들의 건축술, 농업 지식이 남미에서 단연 뛰어났다고 말하고 있다. 잉카제국의 운명은 짧았다(1,200-1532 AD). 길지 않은 기간에 많은 문명을 이룩했고, 아마존 산 중에 숨겨진 신비들이 뒤늦게 발견 됐다.


최복림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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