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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칼럼] 경제·금융 환경 변화의 길목에서 Mr. Market vs. Mr. Powell

지난해 미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2.9%의 성장률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업률은 3% 후반대로 낮아지고 물가 상승률도 2% 수준에서 안정되었다. 이쯤 되면 파월 연준 의장의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대단히 행복하며, 점진적인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지난해 11월의 발언도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실물시장과 180도 달랐다. 2018년 중 미국의 3대 주가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동시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였고, 12월 중에는 다우지수가 8.7% 하락하며 대공황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였다. 시장불안은 새해 초까지 이어지다가 파월 의장이 시장 달래기에 나선 지난 1월 4일을 기점으로 낙폭을 만회하는 모습이다. 파월 의장은 이때 처음으로 "인내심을 가질 것(will be patient)"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보낸 데 이어 30일 FOMC 정책결정문에 이를 명시하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점진적 추가 금리인상" 문구를 삭제하였으며, 금융위기 대응책의 하나로 시행되었던 양적완화를 되돌리려는 대차대조표(B/S) 정상화도 예상보다 더 큰 규모에서 끝낼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시장 예상을 뛰어 넘는 완화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 최근 금융시장의 급변동에 대해 파월 의장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파월 의장은 스스로를 솔직하고 알기 쉬운 언어로 소통하는 사람(plain-spoken communicator)으로 생각하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중립금리, 금리인상 속도 및 대차대조표 정상화 등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주제에 대한 발언들로 시장(Mr. Market)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에 대한 이 같은 월가의 평가를 부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Mr. Market이 파월 의장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한 배경이 무엇인가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대체로 대내외 경기둔화 등 펀더멘탈 우려와 미.중 갈등, 셧다운, 브렉시트(Brexit) 등에 내재된 높은 불확실성을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는데, 특히 이러한 사건들이 국내외 경제.금융 여건의 기조가 바뀌는 시기(When the tide goes out)와 중첩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2분기 4.2%(전기비 연율)를 정점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여파 등으로 경기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성장모멘텀마저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또한 당초 생각보다 덜 완화적이거나 긴축적 영역이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연준의 금리인상은 2015년 12월에 시작되었지만 그동안은 통화정책이 상당히 완화적이었던 데다, 실물경제도 감세정책에 힘입어 성장모멘텀이 강화되는 등 금리인상을 감내할 수 있었던 반면 지금은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의 위험 재평가에 따른 위험자산 비중 축소 및 시장 유동성이 빠르게 축소되는 현상이 반복해서 나타날 가능성이다. 일부 투자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의 위험자산에 대한 익스포져 축소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이미 시작되었으며, 10월 이후 시장변동성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자 평상시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매수/매도 호가)하던 알고리즘 기반 투자기관들의 유동성 공급이 빠르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제.금융 여건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과 미.중 갈등, 의회분점 등 주요 리스크의 높은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Mr. Market의 불안 증세는 상당기간 반복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연준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즉 시장과 연준이 벌일 상호작용의 양상이 자못 궁금하다.


김신영 / 뉴욕사무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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