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Clear
58.6°

2018.11.15(THU)

Follow Us

[글마당] 살아가며 죽어가며-

장동만 / 언론인·뉴저지
장동만 / 언론인·뉴저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7/07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8/07/06 17:06

어느 80대의 일기장(84)

"당신은 당신의 죽음을 생각해 본 일이 있습니까?" 누가 묻는다면 대답은 사람 따라 각양각색일 겁니다. "나는 아직 젊다, 건강하다, 왜 벌써부터 죽음을 생각하냐"에서부터, "그래, 가끔 생각한다. 특히 남의 장례식에 갔다 올 땐 나의 죽음을 골똘히 생각하게 된다"에 이르기까지 답변이 다양할 것 입니다.

죽음 문제를 줄곧 골똘히 생각해 온 나로서 최종 결론은, 우리가 사는 동안 죽음일랑 아예 잊어 버리고 지내는 것이 상책일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야 이다 저다 결론이 날 수 없는 불가사의(不可思議), 아예 생각 말고 "현실을 즐기라, 지금 이 순간에 충실 하라(carpediem)"라는 생활 태도가 인생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일 것도 같습니다.

그렇기는 한데, 주변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이 세상을 뜨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는 그 뒤를 따라갈 나의 죽음을 또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거기다, 인생 교훈을 준다는 사람들은 또 훈계(?) 합니다. "잘 살려면 잘 죽어야 한다, 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 한다. 항상 죽음을 기억하라(momento mori)"라고.

그러면 어떻게 죽는 것이 '잘 죽는 (Well-dying)' 것 일까요. 우선 마음이 편안해야겠습니다. 죽어가는 과정에 따르는 육체적 고통은 내가 어찌할 수 없다 해도, 심적으로나마 평온한 죽음이 돼야 하겠습니다. 하루 힘든 일과를 끝낸 후 피곤한 몸이 편안한 잠자리에 들듯이… 이 것이 곧 "잘 살려면 잘 죽어야 한다"는 말의 뜻인 듯싶습니다.

당신에게 죽음이란…

우리는 남의 죽음을 보고 나의 죽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만일 남이 죽는 것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다면 내가 죽는다는 사실조차 모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죽은 후에 어떻게 되는가를 잘 보고 있습니다. 한 줌의 흙, 한 줌의 재, 산 사람 눈으론 너무나 허무 합니다. 여기서 영혼, 영생을 얘기하는 종교가 생겨나는 줄로 압니다.

요즘 예일대에서 20여 년째 "죽음이란 무엇인가(원명: DEATH)"라는 제목으로 교양 철학 정규 강좌를 하고 있는 셸리 케이건 교수의 책 줄거리를 다시 훑어 보았습니다. 그는 인간이 육체와 영혼으로 이뤄져 있다는 이원론(dualism)과 육체만으로 되어 있다는 물리주의(physicalism)를 소개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그는 후자의 편에 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작고한 무신론자인 영국의 우주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간은 컴퓨터와 같다. 컴퓨터 부속품이 고장 나면 한갓 쇠붙이가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도 죽으면 'Nothingness' 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나도 당신도 언젠가는 죽습니다. 죽음을 미리 앞당겨 지레 겁을 먹고 우울해하고 비극감을 느낄 필요는 없겠지만, '그 때'가 왔을 때 비록 육체적인 고통은 어찌 할 수 없다 해도 심적으로 나마 편안하기 위해, 그 것이 종교적인 신앙에 기반하든 아니든, 나름대로 생사관(生死觀)을 확고히 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계속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죽음은 우리들에겐 관계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없다. 그리고 죽음이 왔을 땐 우리는 이미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피큐러스.그리스 철학자

"삶을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 -공자

https://dmj36.blogspot.com

오늘의 핫이슈

Branded Content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