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그 집 뒤뜰
여름 햇살 내려앉은뒤뜰에 유폐된 시간이 앉아 있었다
감꽃 주워 놀던 어린 시절
혼자 남아 그네에 흔들리고
다래 향기 장단 맞춰
장이 익어가던 소리마당 다시 들리는 듯
동녘을 향해 몸을 뉘인 소나무
사진첩 미소처럼 고향을 부르고
녹음 속에 묻혀있던 여름날의 이야기
보일듯 말듯 내보이다
푸른 꽃* 되어 날아가버린 오후
붉은 울렁임에 하루해가 서서히 기울어가고
도시인의 소란이 귀찮은
사슴 한 마리 얼굴만 내밀다……
푸른 솔잎처럼 풍경 속에 남아있던
그 집 뒤뜰, 마음을 두고 왔다
별 내리는 밤 오면 별이 되겠다
*푸른 꽃: 노발리스(Novalis)의 소설
임혜숙 / 시인·베이사이드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