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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따스한 눈길이 더 간절합니다", 불체자 신분 UC버클리 홍주영씨…냉대 아닌 도움과 관심 호소

친구들과 '드림법안' 통과에 전념

처음 신분 알았을땐 두려움·수치감에 빠져
허드렛 일로 키워주신 어머니 마음 깨달아


최근 본보로 한 한인 학생이 편지를 보내왔다. 주인공은 UC버클리에 재학중인 홍주영(21)씨.

편지를 통해 전한 그의 신분은 ‘불법 체류자’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신분을 당당하게 밝히며 이민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했다.



덧붙여 자신과 같은 불체자들에 대한 한인 커뮤니티의 도움과 관심을 호소했다.

지난주 UC버클리 인근 커피샵에서 만난 홍씨는 인터뷰를 통해 불법체류학생들이 겪는 불이익과 설움에 대해 토로했다.

지난 2001년 어머니, 누나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온 홍씨는 UC버클리로 입학서류를 제출할 때까지 ‘불법 체류자’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고 했다.

홍씨는 “다른 친구들보다 학비를 몇배나 많이 내야하는 이유를 알고 나서야 지금까지 어머니가 숨겨온 신분의 비밀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저에게 불체자라는 우리의 신분은 수치심 이상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치 인생이 멈춰서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대학진학의 흥분감이 걱정과 두려움, 수치로 바뀌는 순간이었지요.”

UC버클리의 엄청난 학비를 감당 할 수 없었던 홍씨는 레이니 커뮤니티 칼리지로 전향했다. 상대적으로 학비는 저렴했지만 그래도 한 학기에 수천달러의 학비가 필요했다. 신분 때문에 파트타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허드렛 일을 하는 어머니 혼자의 수입으로는 홍씨의 학비를 감당할 수 없어 누나마저도 생활 전선으로 뛰어들었다.

“처음 파트타임을 구하러 인터뷰를 보러갔을때 불법체류자라고 거절당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까지 저와 누나를 키우기 위해 온갖 수모를 겪어온 어머니의 큰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까짓 서류 한 장이 없어서 우리 가족은 지금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홍씨는 레이니 칼리지에서 UC버클리로 편입하기까지 2년동안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 아시안학생이민자인권추진회(ASPIRE) 등의 멤버로 활동하며 ‘드림법안’ 통과를 위한 30차례 이상의 시위, 연설, 시가행진 등 활발한 운동을 펼쳤다. UC버클리 편입 후에는 한인을 포함한 여러 타민종 불법체류자 학생들과 함께 드림법안 통과를 위한 사회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라티노 커뮤니티는 불법체류자 구제를 위해 정치적, 사회적으로 끊임없이 투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인 커뮤니티는 그렇지 못합니다. 오히려 우리를 ‘불체자’라며 멸시합니다. 같은 한인으로서 우리를 단죄하지 말고 품어주기를 소원합니다. 그것이 우리 모두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길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홍씨의 눈에는 간절함이 담겨있었다.

한편, 드림 법안은 지난해 9월 상원에서 부결된 뒤 공화당 요구를 수용해 12월 다시 추진했지만 하원 통과에서 만족해야 했다. 현재 전국에는 한인을 포함, 210만여명의 불법체류자 학생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림법안이란.

☞드림법안(DREAM Act)은 16세 이전에 미국에 온 불법체류자 학생들이 미국에 5년 이상 거주하면서 고교를 졸업하고 칼리지 2년 과정 이상을 이수하거나 군대에 지원하면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부여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황준민 기자 hjm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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