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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방치된 6년동안 범인은 활개쳤다

김혜원 인턴기자
김혜원 인턴기자

[샌프란시스코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3/20 13:46

결정적 증거 6년이나 방치

2차례 이상 추가 범행

버클리 경찰에 여론 질타

범인 키스 케너드 애스버리 주니어. 출처: 엘 세리토 경찰 당국<br>

범인 키스 케너드 애스버리 주니어. 출처: 엘 세리토 경찰 당국

버클리 경찰이 강간 사건의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고도 무려 6년을 방치하는 동안 연쇄 강간범이 활개를 치고 다닌 사실이 드러났다. 악질적인 범행뿐만 아니라, 허술한 수사 때문에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범죄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사건의 시작은 2008년 버클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각각 15세, 19세였던 여성 2명이 차량에 탑승하던 중 범인의 표적이 됐다. 범인은 피해자들의 머리에 총을 겨눈 채 뒷좌석에 올라타 막다른 골목으로 차를 몰고 가게 한 뒤 피해자들을 성폭행했다. “좋은 하루 보내라.” 금품까지 갈취한 범인이 도주하며 피해자들에게 남긴 말이었다.

피해자들은 평소 교육받은 대로 곧장 병원으로 향해 성폭행 피해 증거 수집을 받았다. 수 시간이 걸리는 힘든 과정을 거쳐 확보된 증거물은 곧바로 버클리 경찰에 인계됐다. 그러나 이 증거물이 경찰의 조사를 거쳐 수사에 활용되기까지는 6년이 걸렸다. 버클리 경찰은 증거물이 방치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중범죄자의 DNA 정보를 수집해 CODIS(DNA정보종합시스템, Combined DNA Index System)라고 불리는 전국 단위의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한다.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면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 정보를 CODIS와 우선 대조해 수사의 효율성을 높인다. 문제는 이런 시스템이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과 같이 증거물이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범인은 증거물이 방치돼 있는 동안 적어도 두 차례의 범죄를 더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 2월 또다시 버클리에서 46세 여성의 집에 침입해 성폭행을 시도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피해자의 몸에 남아있던 DNA 증거물을 CODIS와 대조한 결과 같은 해 6월 안티오크 출신의 범인 키스 케너드 애스버리 주니어(33)를 체포했다. 범인이 이미 2005년에 총기 관련 중범죄를 저질러 CODIS에 등록돼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시 말해, 2008년 사건이 제대로 처리됐더라면 범인을 일찍이 체포할 수 있었고, 이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범인은 2015년 6월 체포·수감돼 현재도 알라메다 카운티 교도소에 재소 중이다. 총기 관련 전과와 복수의 강간을 비롯한 중범죄 혐의 외에도 지난 12일에는 2015년 3월 알바니에서 일어난 강간·살해 사건의 피고인으로 또다시 기소됐다. 37세 여성의 가택에 침입해 피해자를 성폭행하고 총기로 살해한 혐의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폭행 증거물 처리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원 런던 브리드는 이 사건에 대해 “예방 가능한 비극을 막기 위해 성폭행 증거물들을 철저히 조사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주 의회에서도 아직 조사되지 않은 증거물의 재고를 파악하는 법안과 수집된 증거물에 대한 조사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되는 등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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