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내년 유가 지금의 반토막"

골드먼삭스의 `200달러 전망`을 뒤집는 자신감의 근거는

국제 유가 전망은 여전히 대체로 어둡다.
이미 예상을 뛰어넘어 배럴당 130달러 선에 있는데, 더 오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미국의 골드먼삭스는 얼마 전 2년 내 200달러 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배럴당 150달러만 돼도 올 하반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2%선으로 떨어지고, 물가상승률은 9%대로 치솟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현대경제연구원)도 나왔다.




한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이런 먹빛 전망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올 하반기 중 유가가 떨어지기 시작해 몇 분기 안에 지금의 반 토막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무슨 근거로 이런 주장을 펴는 것일까.

◇투기 요인 줄고, 중국 경제는 둔화=삼성경제연구소도 2006년 이후 줄곧 유가 상승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올 초 이 같은 전망을 바꿔 ‘유가 급락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이 자료는 삼성 내부에서만 유통되다 얼마 전부터 CEO 포럼을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연구소의 김경원 글로벌연구실장(전무)은 “조만간 유가가 급락해 내년엔 배럴당 60~70달러 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두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투기자금 이탈과 중국 성장률 둔화라는 것이다.


삼성 측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원유 가격 상승 요인 중 투기자금에 의한 것이 45%에 달한다.
좀 더 유리한 투자처가 생기면 빠져나갈 돈이 이렇게 많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서브프라임 불 끄기에 다급해진 미국이 잇따라 금리를 내리면서 달러화 약세가 이어졌고, 투기 자본은 원유 등 원자재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민간 소비가 위축된 데다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면서 금리는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유가는 하락세로 반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다른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은 수년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유지하며 원유 수요 폭증을 불러왔다.
그러나 8월 베이징 올림픽 이후엔 재정적자 누적으로 투자를 줄이면서 성장률이 둔화될 여지가 많다.
김 전무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만으로 유가는 지금보다 20%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다 투기적 거래까지 줄어들면 지난해 8월 이후 유가 상승분 중 90%는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유 공급 다시 늘 것=골드먼삭스는 유력 기관 중 처음으로 국제 유가 200달러 전망을 내놓아 글로벌 경제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모건스탠리도 연내 15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원유 공급이 향후 5년간 늘지 않고 수요는 지금대로 유지된다면 가격 상승세는 불가피하다”(바클레이스 캐피털)는 것이다.


그러나 지식경제부 산하의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하반기 유가(두바이유) 전망치를 배럴당 107달러로 제시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생산량이 별로 늘지 않더라도 미국과 수단·브라질 등 다른 산유국들의 생산이 하루 평균 100만 배럴 늘어나면서 수급이 안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도 이라크의 석유 생산이 수급 구조를 확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의 하루 생산량은 250만 배럴로 2003년 전쟁 이전 수준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라크 정정이 점차 나아지고, 그동안 서구 자본의 투자로 앞으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모든 조건이 충족될 경우 이라크의 하루 생산량은 60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이라크 정부는 22일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이 서방 석유 메이저를 몰아낸 지 36년 만에 셸과 BP·엑손모빌 등 대형 석유회사들과 석유 협력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한편에선 투자은행들의 턱없이 높은 유가 전망을 자사 이기주의 차원에서 보는 시각도 있다.
원자재 펀드 투자자의 60%가 골드먼삭스를 통해 거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골드먼삭스의 ‘순수성’은 의심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혜리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