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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대통령의 별명

호감을 주는 이름이 있고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이름이 있다.
미국 내 연구에 따르면 교사들이 좋아하는 이름(마이클·웬디 등)을 가진 아이들은 작문 점수를 잘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이름(알프레다·이시도어 등)을 가진 대학생들은 사회적 고립감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름의 첫 글자를 딴 이니셜도 문제가 된다.
1999년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이니셜이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니셜은 긍정적인 단어(ACE:일인자, HUG: 껴안다, JOY: 환희)나 부정적인 단어(PIG:돼지, BUM:부랑자, DIE: 죽다)가 될 수도 있고, JFK처럼 의미 없는 글자가 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캘리포니아주 사망증명서를 뒤져 이니셜에 따른 사망 나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긍정적인 이니셜을 가진 남자는 보통 사람보다 4.5년 정도 오래 산 반면, 부정적 이니셜을 가진 남자는 보통 사람보다 3년 일찍 사망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성의 경우 이니셜이 긍정적이면 3년 정도 수명이 길었고, 부정적이어도 수명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그 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부정적인 이니셜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고, 놀림 등 주위의 부정적인 반응을 견뎌내야 한다.
” 이것이 정신건강이나 사고를 당할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2MB’라는 이니셜 겸 별명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2MB란 컴퓨터 용어로 메모리, 즉 기억장치 용량이 2메가바이트(megabyte=100만 바이트)란 뜻이다.
요즘 개인용 컴퓨터의 메모리는 1기가바이트(gigabyte=10억 바이트)가 기본이다.
따라서 2MB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7세대 전의 구닥다리 AT 컴퓨터, 즉 구시대의 바보란 뜻을 담고 있다.


이 별명은 뜻밖에 한나라당의 작품이다.
대선을 앞두고 ‘2MB가 국민 여러분께 약속한다’는 홍보 동영상을 만들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여당의 컴퓨터 수준을 알 만하다.


이미 저지른 실수는 그렇다 치고 이젠 대책을 세워보자. 재미있는 별명을 새로 만들어 대체효과를 노리는 것이 정공법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별명 ‘더브야(dubya)’를 참고할 수 있겠다.
알파벳 W를 특유의 텍사스 사투리로 발음하는 게 원인이다.
‘남부 출신 촌놈’이라는 뜻도 있지만 대중이 친근감을 갖는 애칭이기도 하다.
이런 별명을 구상해내는 것도 신설되는 청와대 홍보기획관실에서 할 일이 아닐까.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한나라당에서 대책을 내놓든지.  

조현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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