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김대성 목사의 이민과 기독교] 자녀 교육을 위한 이민?

아이들이 중학교에 가기 전에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카고에 처음 유학 왔을 때 이웃으로부터 들은 말이었습니다. 시카고 공립학교 체계가 부실하여 많은 한인들이 교외지역에 거주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내의 학교들과 이른 바 서버브 학교들의 환경이 다른 것과, 한인들이 모여 사는 지역은 현재 인기 있는 학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다른 도시에도 형편이 비슷하던군요. 어디를 여행하든 한인들이 모여 사는 곳을 들르게 되는데, 그 공통점은 학군이 좋은 지역입니다. 어쩌면 당연합니다. 미국에 이민하는 중요한 이유로 많은 분들이 자녀 교육을 꼽습니다. 기러기 가족을 자처하면서 아이들을 유학 보내는 분들이 한국 부모들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좋은 학교를 따라 이사하기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고,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학업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도 합니다.

반대로 사람도 없는 황무지에, 치안도 항상 불안하고, 그리고 학교도 없는 곳으로 이사했던 부모들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자녀 교육을 위해서 말입니다. 미국 땅에 처음으로 이민하여 플리머스 마을을 이루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가 “필그림”이라고 부르는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온 첫 이민자들 이야기입니다.

영국왕 헨리8세는 교황청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영국을 위한 새로운 교회를 선언합니다. 1534년 영국 성공회의 시작이었습니다. 개신교도 중에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영국 왕을 수장으로 하는 교회에 저항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이 소수의 무리들에는 청교도, 장로교, 침례교 등 여러 그룹이 있었습니다.



1607년 분리주의자들 중에 요크 지역에 당국의 눈을 피해 예배로 모이던 스쿠르비 그룹이란 약 50명이 발각되었습니다. 벌금형을 받기도 했고, 투옥되기도 했고, 기아에 버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몰래 종교의 자유가 있는 네덜란드로 밀항했습니다.

여비도 어렵사리 준비하고, 선장의 배반으로 다시 투옥되기도 했지만, 결국 이들은 자유의 땅 암스테르담에 도착했습니다. 피난민 같은 이주자였던 이들은 가장 천한 일을 하며 가난과 싸워야 했습니다. 이들은 함께 라이덴이란 항구도시로 옮겨 정착했습니다. 그곳에서 이웃과 어울리며 신앙공동체를 이루어 약 10년 정도를 지냈습니다.

그들의 새롭고 심각한 도전은 자녀 교육이었습니다. 어린 자녀들이 네덜란드의 풍습과 언어에 더 익숙해졌습니다. 자유로운 항구도시의 분위기를 자녀를 신앙으로 교육하려는 부모가 좋아할 리가 없었겠지요. 다시 이제는 신대륙을 향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들의 신앙과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였습니다.

마침내 이들은 1620년 메이 플라워호를 타고 현재 메사추세츠의 케이프 코드에 도착합니다. 후에 플리머스의 지사가 되었던 브래드포드는 자신들이 “신세계의 자유로운 공기”를 찾아서 항해했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 중에는 “우리의 많은 아이들이 부모를 따르지 않고 사치스런 세상의 악한 모범을 따라” 떠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17세기 초 미국에 온 첫 이민자들이나 21세기에 미국에 오는 이민자들이나 자녀 교육이 소중한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시대도 다르고 딱히 정답도 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첫 이민자들의 이민은 우리를 돌아보게 하네요. 학교도 없고 안전하지도 않은 황무지에서 신앙으로 살아가기 위해 선택했던 그들은 미국을 시작한 “필그림”이라고 불리웁니다. 이 다음에 우리는 무어라 불리울까요? [교회사 박사, McCormick Seminary]


김대성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