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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로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 원장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 원장  

[LA중앙일보] 발행 2019/11/08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9/11/07 18:35

우정의 종을 다시 찾았다. LA 남서쪽 샌피드로 언덕 앤젤레스 게이트 파크의 가장 높은 곳에서 태평양을 바라보고 서 있다. 1976년 독립 200주년을 맞아 한국이 미국에 기증한 것이다.

낯선 나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의 자유를 지켜려 싸우다 죽어간 3만5000여 명의 미국 젊은이들과 전후 굶주린 한국 국민들을 위해 막대한 경제원조를 해 주었던 미국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43년 전 이곳에 와서 멀리 한국을 향해 서 있는 이 종은 그동안의 변화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양국 정상들이 손을 맞 잡고 환하게 웃고 있지만 무엇인가 불편한 관계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이런 변화는 한국의 미래를 위해 발전적인 변화일까.

1942년 2월 24일 오후 7시 샌타바버러 앞 바다에 떠오른 일본 잠수함 1-17은 해변 가까이에 있던 정유시설를 향해 철갑탄 17발을 발사했다. 4개월 전 하와이의 진주만에 있던 미국 태평양 함대가 일본의 기습 공격을 받고, 수천명의 미 해군이 사망한 지 얼마 안돼 일어난 일이다. 일본은 미국보다 성능이 앞섰던 잠수함을 이용해 서부 연안의 배들을 공격해 여러 척을 침몰시키고 다수의 배를 파괴했다. 불타는 배를 바라보는 서부 해안가의 주민들은 본토 공격에 대한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그후 70년, 미국은 일본 자위대를 불러 하와이에서 합동 군사작전을 하고 캘리포니아에서까지 양국 군사훈련을 한다. 지금 일본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밀접한 우방이 되어 있다.

1841년 9월 13일 아침 동부 볼티모어 앞바다에 도착한 영국 함대 19척은 볼티모어를 지키는 맥헨리 요새를 향해 일제히 함포사격을 시작했다. 유럽에서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여유가 생긴 영국이 2년여 끌어오던 미국 독립전쟁을 끝내기 위해 대대적으로 병력을 증파했다. 육군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내려오고 해군은 미국 민병대의 본거지인 볼티모어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폭격은 25시간 계속됐고 1800여발의 포탄이 요새로 퍼부어졌다. 이 무자비한 폭격 다음날 새벽 여명에 아직도 하늘 높이 펄럭이는 성조기를 보고 법률가이자 시인이었던 프랜시스 스콧 키가 이 벅찬 감동을 시로 표현했다. 이 시는 미국국가 가사가 됐다. 미국 식민지에 대한 과도한 조세 정책, 비옥한 중부로 이주하려는 식민지 주민들의 진출을 영국이 막았기 때문에 독립전쟁이 일어났다.

독립전쟁 당시 미국과 영국은 치열한 전투를 했지만 지금 영국은 미국의 최고 우방이 됐다.

역사는 발전하고 변화한다. 무엇이 자신에게 유익한가를 찾아 변화하는 것이다. 과거의 도움 때문에 늘 쩔쩔매는 것이나, 과거의 피해 때문에 늘 눈을 부릅뜨고 경계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필요에 따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서로의 관계에서는 한쪽의 요구만을 충족시킬 수 없다. 그것이 한쪽이 생각하기에 너무 당연한 것이라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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