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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한국에서 한국을 보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
김도수 / 자유기고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11/09 미주판 15면 기사입력 2019/11/08 17:30

요즘 부산의 요식업체들은 매장에 설치된 TV를 없애버린다고 한다. 조국사태를 대하는 손님들의 행태가 너무 대조적이라 남아나는 TV가 없어서다.

흔히 사람들은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상대방을 쉽게 보수나 진보로 단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서로의 다름(difference)을 인정하는 대신 틀린(wrong) 집단으로 정의하여 친북좌파나 빨갱이 또는 수구꼴통, 군사독재, 친일매국으로 매도하기도 한다.

원래 진보(좌파)와 보수(우파)는 옳고 그름, 정.불의의 관점에서 분류된 것이 아니다. 단지 프랑스대혁명 때 생각이 다른 두 집단의 앉은 위치에 의해서 연유되었다. 즉 왕정을 무너뜨리고 프랑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자는 공화파가 좌편에 앉았고 왕립체제를 유지하자는 왕당파가 우편에 앉은 후 또 루이 16세가 처형된 뒤 차후 정국의 해법을 놓고 급진적인 변화를 주장하는 서민파인 자코뱅파가 왼쪽, 점진적인 변화를 선호했던 부자중심의 지롱드파가 오른쪽에 앉으면서 좌 하면 진보, 우 하면 보수로 보편화되었다.

사실 보수는 현 상황을 보존하고 지키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가치로 지향하는 반면 진보는 현 상황을 급진적으로 변혁시켜 좀더 낳은 변화된 사회로 만들려는 사람이나 집단이다. 따라서 보수는 자유나 성장을 진보는 평등이나 분배에 더 관심을 갖고 보수정권은 성장제일, 시장경제, 개인의 사유재산권에 무게를 두는 반면 진보정권은 집단의 평등이나 복지.이익의 공유 같은 정책을 선호함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지키기 위하여 변해야 한다.' 이 말은 영국의 근대보수주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드먼드 버크가 영국 수구 세력을 향해 던진 화두다. 그는 "진정한 보수의 가치는 변화와 개혁을 통해 쉼 없이 발생하는 사회 모순이 갈등으로 변하지 않도록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책임을 강조했다.

개혁과 변화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고 비전을 통해 외연확장 또는 보수 대통합 같은 아젠다를 제시하기 보다는 조국 전선에 당의 사활을 거는 것도 모자라 탈법 의원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고 갑질 논란으로 국민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박찬주 같은 사람을 귀한 분으로 모시려는 한국당이 새겨 들어야 할 조언이자 사는 길이 아닌가 싶다.

필자는 지난주부터 부산을 여행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인 고향인 부산사람들 또한 현 경제정책이나 안보, 정권의 도덕성에 실망하고 있다. 아울러 정치인들이 입맛에 따라 어제는 동서, 오늘은 보수, 진보로 그들의 유불리대로 정치 지형을 사분오열 시켰다며 핏대를 세우기도 한다.

동양대 표창장 위조의혹,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에게 붙여진 죄목이다. 물론 정교수의 주장은 다르다. 그러나 짚고 넘어갈 부분도 있다. 자식 일에 그것도 입시에 필요하다는 데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줘야 부모로써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지나친 한국맘의 치마 근성에 대한 사회적 성찰 같은 것 말이다. 이것은 갈라디아 교인들이 안질로 괴로워하는 바울을 위해 자신의 눈이라도 뽑아주고 싶어했던 성경의 사랑법과 분명히 다르다. 검찰은 정 교수 사건과 함께 우리사회에 만연한 기득권자들의 부당한 별따기에 공정한 칼날도 들이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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