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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해녀와 중도(中道)이야기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 교무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 교무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11/09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9/11/08 18:30

제주도 해녀들은 수영에 익숙하고 바다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지만 간혹 바다에서 죽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해녀들은 보통 수심 10~15m 정도의 바다 밑에 있는 전복, 조개 등의 해산물을 채취하기 위해 잠수해서 숨을 참고 일하다 숨을 내쉬기 위해 수면으로 한번씩 나온다. 그러나 수면으로 나오는 도중 바다 밑에 있는 전복 등이 눈에 보여, 이를 따기 위해 다시 바다 밑으로 잠수를 한다고 한다.

수면 위에서 숨을 쉬고 다시 바다 속에 들어가면 전복이 보이지 않거나 혹은 전복이 도망 가버리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전복은 흡착력이 좋아 바위에 강하게 붙어 있어 전복을 채취 하려면 갈고리와 같은 도구를 써서 한 동안 일을 해야 하는데, 다시 한번 숨을 참고 일하는 동안 혹은 일을 끝내고 수면으로 나오는 동안 숨을 오래 참아서 뇌에 산소가 공급이 되지 않아 물 안에서 가끔식 기절을 한다고 한다. 육지에서와 달리 바다에서는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기에 일단 정신을 잃으면 이는 바로 사망으로 이어진다.

해녀에게 전복이 이토록 중요하듯 사람들도 어떤 것을 더 얻기 위해 노력하다가 큰 것을 잃어버린다. 직업적 성공을 위해 건강이나 오랫동안 쌓아놓은 인간관계를 잃기도 하며 때론 과로사 하기도 한다. 연예인들은 그들이 원하는 인기를 잃게 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것들이 과연 그러한 가치가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자. "온 천하를 얻어도 목숨을 잃으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라는 예수님의 말씀 (마가복음 8:36)을 묵상해 보자.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임종 직전에 후회하는 것 중의 하나는 인생에 있어서 참으로 가치 있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못하고, 또한 그것을 추구해 보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남의 가치관, 세상 것을 쫓다가 가족, 건강 등 보다 의미 있는 것들을 잃어 버렸다는 것이다. 해녀가 숨을 쉬기 위해 수면 위로 오르다가 전복이 보여도 이를 바로 포기하고 바다 위로 올라가서 숨을 쉬는 것이 중요하듯 우리 인생에 있어서, 그것이 돈이 되었건, 직업이 되었건 때론 이를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큰 지혜이다.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을 중도(中道)라 한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는 진리 당체의 모습이자 진리에 도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석가모니 부처는 29세에 왕궁을 나와 진리를 깨치기 위해 히말라야 설산에 들어가 갖은 고행을 한다. 목욕도 하지 않고 최소한의 음식으로 많은 세월을 견디다 피골이 상접했고, 6년 이상을 고행을 했으나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부처는 어느날 우연히 강가에서 인도의 현악기인 시타 연주자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최상의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시타 줄을 너무 조여서도 안되고 너무 느슨해도 안 된다는 것이다.

중도를 묵상해 볼 때 생활에서 정신적인 노동이 육신적인 노동보다 너무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가능한 몸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생활습관을 바꾸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풀도 뽑고 나무를 나르는 등 육신 활동을 자주 한다. 지하철 혹은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무료하면 과거에는 책과 핸드폰을 주로 보았는데, 지금은 목을 돌리거나 앉았다 일어났다 등의 간단한 운동을 한다.

중도는 정신과 육신의 균형, 일과 노는 것의 병행, 가족과의 시간과 직업에서의 시간 균형 등 무한한 응용 및 실천 분야가 있다. 너무 과하거나 급하지도 않으며, 너무 여유롭지도 않은 중도행을 행할 때 그 시타 연주자의 말처럼 우리 인생은 최선의 소리, 최선의 음악이 연주되는 것이다. 최소한의 중도행을 하게 되면 세상의 기준이 어떠하던 간에 우리는 우리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행복이며 참된 성공의 척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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