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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법] 직원의 권한 범위와 한계

이승호 / 상법 변호사
이승호 / 상법 변호사 

[LA중앙일보] 발행 2020/02/13 경제 8면 기사입력 2020/02/12 17:55

실제 명시·실제 묵시·표현적 권한으로 분류
오해 소지 발견 시 거래처에 상황 설명해야

회사 직원이 사장에게 보고를 하지 않은 채 회사의 거래하는 제조업체와 불리한 계약을 맺어 상당한 규모의 금전적 피해를 보게 되었을 때, 사장의 동의 없이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계약의 무효성을주장할 수 있을까?

아주 작은 규모의 사업을 운영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업가는 여러 부분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그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일정한 권한을 부여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본인이 아닌 타인에게 권한을 부여하면 그에 대한 책임이 따르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을 다루는 것이 ‘에이전시(Agency)’ 법이다. 에이전시는 법적인 지위로 특정 대리인이 특정 당사자의 비즈니스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대리인이 당사자를 대신해서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권한은 ‘실제 명시적(Actual Express), ’실제 묵시적(Actual Implied)‘, 혹은 ’표현적(Apparent)‘ 권한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실제 명시적 권한은 말 그대로 당사자가 직접 대리인에게 구두나 서면으로 권한을 부여한 것을 대리인이 수락했을 경우 발생한다.

실제 묵시적 권한은 실제 명시적 권한에서 파생된다고 볼 수 있는데 당사자가 대리인에게 일정한 권한을 주면서 당사자가 주문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모든 필요한 방법을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예를 들어 건물주가 건물관리를 위해 관리인을 고용했을 때, 건물주가 다르게 명시하지 않은 이상 관리인이 건물주의 대리인으로서 자신의 판단에 따라 외주업체와 필요한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표현적 권한은 당사자(사업주)가 제삼자 앞에서 보이는 말이나 행동으로 인하여 제삼자가 대리인에게 특정한 권한이 있다는 것을 합리적으로 추정할 경우에 발생한다. 쉬운 예로 당사자가 대리인에게 직접 어떠한 권한도 준 적이 없지만, 대리인이 당사자를 대신하여 계약에 대한 결정을 내릴 권한이 있다고 당사자가 제삼자에게 말하였다면 대리인에게 표현적 권한이 생기게 된다.

위의 경우 일단은 계약서의 유효성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사장을 대신해서 계약서를 체결하고 서명한 사람이 사장의 에이전트, 혹은 대리인이 아니었고 그러한 권한을 부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사장을 대신해서 서명할 권한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인 제조업체의 입장에서는 사장이 해당 직원에게 표현적 권한을 부여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근거로 사장이 없는 자리에서도 해당 직원이 직접 자신들과 만나고 통화를 하며 사장을 대신해서 협상한 것으로 간주하였기 때문에 본 계약서의 타당성에 대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 결국은 이러한 주장이 얼마나 합리적인 가에 따라 결정이 될 수 있다.

이런 경우, 계약과정에서 직원이 가진 권한과 관련하여 보인 사장의 언행, 직원의 지위 및 업무영역, 이런 성격의 계약과 관련된 지역적 혹은 상업적 관행 등이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다. 직원이 대리인으로서 사장을 대신해 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제삼자가 합당하게 판단할 수 있었던 정황적 증거가 많을수록 위의 예에서 나오는 사장이 불리하게 된다.

직원들의 모든 행동을 관리, 단속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거래하는 업체들과 상대할 때, 최소한 권한이 없는 자가 권한이 있는 것처럼 인상을 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그런 조짐이 보일 때는 즉시 상대방에게 명백한 설명을 하는 것을 잊지 마시기를 권고한다.

▶문의: (213) 487-2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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