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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봄날은 온다

송훈 / 수필가
송훈 / 수필가 

[LA중앙일보] 발행 2020/02/13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20/02/12 18:45

절기상으로는 입춘이 지났다는데 남가주의 날씨는 오히려 더 쌀쌀해졌다.

올해는 새해벽두부터 안 좋은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 작년 말부터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정체불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뉴스만 틀면 늘어나는 감염자수와 방호복에 마스크를 쓴 의료진의 모습이 보인다.

농구계의 전설인 코비 브라이언트가 불의의 헬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비보도 새해에 터진 쇼킹한 뉴스다. 단순히 스포츠계 수퍼스타라는 사실을 넘어 그가 우리 사회에 특히나 LA에서 끼친 영향력이 워낙 컸기에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고 슬퍼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대기업들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지만 일반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더없이 차가운 겨울이다. 특히 우리 이민자들이 많이 몸담고 있는 소규모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매년 오르는 최저임금에 일할 사람 구하기는 더 어려워지며 이런저런 간접비용은 자꾸만 높아지니 삶은 더욱 팍팍해진다.

세상 살기가 힘들고 고달플 때, 흔히 ‘내 인생의 봄날은 언제 올까, 과연 나에게도 봄날이 오기는 오는 걸까’ 싶은 의문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하는 일도 제대로 안되고 몸은 여기저기 아프고 이래저래 돈 나갈 일만 많이 생기는 그런 때가 있다. 산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거쯤이야 모를 리 없지만 물설고 낯설은 이국땅에서 외로운 이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입장에서는 바이러스 공포까지 더해지니 이번 겨울은 더 춥게만 느껴진다.

시간이 지나도 바이러스의 기세가 꺾이지 않으니 여행을 계획하던 사람들도 당연히 자제할 수밖에 없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것 자체를 주저하게 되니 가뜩이나 대형 온라인 상거래 업체에 눌려 위축된 어려운 소매 경기는 더욱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관광 사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큰 남가주로서는 더 타격이 클 것 같아 걱정이다. 어서 빨리 바이러스의 공포가 사라지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일상으로의 복귀를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세상의 이치는 자명하다. 겨울이 오면 봄이 머지않다고 했지 않은가. 이제 입춘까지 지났으니 누가 뭐래도 봄은 저기 먼 곳에서 살금살금 오고 있을 것이다. 얼어붙은 들판의 땅을 헤집고 새싹들은 올라오고 온 산천은 곧 울긋불긋한 아름다운 꽃들로 뒤덮일 것이다.

빛을 이기는 어둠은 없다고 했다. 어둡고 캄캄한 긴 터널도 반드시 끝이 있는 법이다. 지금 세상살이가 힘들고 어렵다고 해도 우리 인생에도 언젠가 한번은 내 세상도 오는 법이다. 희망을 가지자. 희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두려울 게 없다지 않는가. 조금만 더 참고 견디어 보자. 약동의 계절 봄날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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