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열린 광장] 맑은 공기의 고마움

매일 연기 가득한 허공을 바라보며, 언제 밖에 나갈 수 있나만 생각했다. 결국 매일 1시간씩 걷던 산책을 계속하기로 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온종일 TV를 켜놓고 신문을 보다, 책을 보다. 낮잠을 자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지루함의 연속이다. 친구들도 일을 안 하고 집에만 있다보니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고 한다.

그런데다 캘리포니아의 산은 지금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저기 산불로 불탄 재가 눈처럼 날아 다닌다. 마스크와 모자를 썼지만 불탄 재는 어깨 위로 떨어지고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그래도 별 수 있나 하면서 골목 골목을 참고 걸었다. 창문을 열 수 없는 집안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해 죄 없는 선풍기만 돌리고 있다.



연기가 유럽까지 날아가고 영국까지 갔다는 소식을 TV로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이 지구는 곳곳에 걱정 덩어리가 참 많다. 가지가지 괴로운 소식들이 늘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늘어나는 환자들과 허리케인으로 폐허가 되는 도시들의 참상, 비로 인한 산사태와 지진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이런 저런 나쁜 소식이 하루 빨리 사라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오늘, 매일 매일 흐린 하늘을 바라보면서 걸었던 아침, 동쪽 하늘 위로 양떼구름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베란다에서 오래 오래 머물렀다.

그렇지만 아직은 완전히 맑은 하늘이 아니다. 창문을 활짝 열 수 없어도 오늘은 행복하다.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마음 속으로 박수를 치면서 속히 맑은 하늘을 만날 수 있기를 염원한다. 졸듯이 누워있는 집들 지붕 위로 아직은 뿌연 하늘이 있다. 하루 빨리 저 멀리 산봉우리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엄경춘 / 시인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