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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Lee 기자의 시시각각] ‘서 씨 가족의 비극’ 다시 써주기를

사면 청원 레터 24일까지 발송 해야

1995년 처음 시카고 다운타운 법정 취재를 나갔다. 약관도 안 된 한인 앤드류 서가 누나의 남자친구인 로버트 오두베인 살인 혐의로 100년형을 선고 받는 자리였다. 권총 2발 발사, 차 하이재킹 등 2개의 혐의가 적용돼 내려진 무거운 형량에 재판정에는 적막이 흘렀다.

시간이 흘러 징역 100년형은 80년으로 감형됐다. 중범죄자들로 유명한 폰티악 교도소에서 20년을 지낸 앤드류 서는 6년여 전에 딕슨 교도소로 이감됐다.

앤드류는 어느 새 46세가 됐다. 대학 신입생 시절 잘못된 선택의 죗값은 컸다.

그는 80년형의 절반이 지나야 출소가 가능하기에 2034년 출소 예정이었다. 딕슨 교도소에서 모범수로 인정받아 1년 감형을 받았지만 거의 환갑이 되는 2033년에야 출소 가능하다.



다행히 지난 4월 주지사에게 보낸 사면 청원 서신에 대한 회답이 6월 8일자로 왔다. 상당히 빠른 회신이었고 청문회마저 생략한다는 내용이었다. 쿡카운티 검사장과 재소자 리뷰 위원장 앞으로 한인사회의 청원 지지 레터를 빨리 보내달라는 주문도 포함됐다.

앤드류 서의 시카고 성당 대부 이긍구씨나 양아버지인 김한철 장로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재소자 중 모범수를 웬만하면 출소시키는 최근 움직임에 기대가 크다. 이들은 청문회도 생략한 프로세스를 볼 때 앞으로 일이 잘 풀릴 것 같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앤드류 서는 교도소 내에서 64명만이 일하는 안경 제작을 한다. 주로 컴퓨터로 사무를 볼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고 틈틈이 호스피스 서비스 경험을 쌓아 자격증도 취득한 상태이다.

최근 앤드류 서를 면회하는 이들 가운데는 초등학교 동창 20여 명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주류사회 곳곳에 포진한 동창들이 자주 찾는다는 전언이다.

개인적으론 그의 3번째의 청원 프로세스가 꼭 성공하기를, 아니 마지막이길 바란다. 100형 선고 이후 취재 후 썼던 칼럼의 제목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나락에 떨어진 인생을 다시 부여잡고 일어서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며 뒤에서 조용히 응원 해주고 싶다.

딕슨 교도소 면회 당시 앤드류가 먹고 싶다는 육류는 오직 자판기의 햄버거였다.점심을 먹으며 그는 “사회에 돌아가 반드시 잘못한 일의 죗값을 치루기 위해 하나님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 바이블 인스티튜트를 다니고 싶고 청소년 전도 사역에도 매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9세 대학 새내기가 유일한 혈육인 누나로부터 “남자친구 오두베인이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총격 살해한 과거에서 벗어나 다시 사회에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일부 한인 동포 중에는 이번 사안에 대한 의견이 엇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시카고 한인 이민 가정의 최대 비극 스토리란 딱지를 떼고 앤드류가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돌아와 ‘서씨 일가족의 이야기’를 다시 써주기를 기대한다.

참고로 앤드류 서 사면 청원 레터는 현재 시카고 일원 한인 성당과 간호사들을 중심으로 발송되고 있는데 24일까지 보내야 한다. [기획국장]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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