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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코로나가 바꿀 연말 타운 풍경

2020년 올해 연말행사는 없는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원시시대부터 인간이 자신보다 덩치가 큰 포식자들을 이긴 것은 바로 집단의 힘이 있어 가능했다. 개인은 나약한 존재지만 집단과 모임은 큰 힘을 발휘해왔다. 해마다 이즈음에는 연말행사를 준비하느라 각종 단체가 분주했다. 한인사회에서 수백개의 초중고대학 동창회가 12월에 열릴 행사 준비로 여념이 없을 때다. 이는 1970년대 초 LA한인타운이 형성될 때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연말행사에서는 대개 회장단이 바뀐다. 신임 회장단은 그때부터 다음 해 동창회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좋은 행사장을 확보하려고 1년이나 시간이 있는데도 장소를 계약한다. 가을부터는 연말행사를 위해 크고 작은 모임이 활발하게 열린다. 참석자들이 귀가할 때 손에 들려줄 구디백 선물도 준비하고 유흥 행사 사회자 선정과 공연자도 직접 만난다. 또한 참석자가 많은 ‘흥행’성공을 위해 최고 상품을 고르기도 한다. 한국행 왕복 비행기표는 물론, 김치냉장고 등 가전제품, 밍크 코트 같은 고급 의류, 크루즈 2인 탑승권도 준비한다.

행사 당일 지도부의 1년 성적표는 참석자들의 숫자로 평가되고 참석자들은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달래게 된다.



올해는 여러가지로 더욱 아쉬운 한 해인데 그 아쉬움을 함께 풀 수 있는 기회가 아예 없어졌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없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코로나19의 확산세 때문이다. 기적이 일어나서 수주 내에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당분간은 모임이 쉽지 않을 것이고 시간상 한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라 올해 연말 행사는 어렵다.

하지만 아쉬움을 함께 나눌 방법으로 다양한 방법이 마련되고 있다. K고교의 동창회장은 최근 통화에서 누구에게나 거부감이 없는 줌 같은 가상 모임솔루션을 이용해 연말모임을 갖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계획은 연로한 선배들에게 수십명의 후배들이 줌으로나마 즐거운 시간을 마련해 안부도 묻고 만나지 못하는 서운함도 풀자는 것이다.

올해는 2월부터 코로나19로 모든 모임이 열리지 않아 동창회 임원진 모임조차 줌으로 진행됐다. 초여름에 선배들을 초청해 연례 행사를 치러왔던 모 동창회의 경우 몇 번을 연기했고 연말 행사마저도 포기한 상태라 다른 대안을 고민 중이다.

그럼 가족 모임은 어떻게 해야할까. 외지에 있다가 추수감사절에 모이는 가족도 문제다. 추이로 봐서는 몇 명만의 가족 모임도 어려울 전망이다. 가족 모임을 갖기 며칠 전부터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토대로 만남을 가져야 할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나마 개별 검사가 초기와 달리 여기저기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족 모임을 위해 검사를 받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내년 초에 열어야 할 행사도 줄줄이 온라인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동창회의 경우 나이 많은 선배들이 많다는 점에서 백신이 나오고 집단 면역이 어느 정도 이뤄질 때까지는 온라인 화상 만남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전세계 인류가 초유의 사태를 맞은 만큼 연말 모임이 없어도 조금만 아쉬워해야겠다. 건강하게 내년의 만남을 기약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도 가져야겠다.


장병희 / 디지털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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