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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코로나가 바꾼 프리웨이 풍경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지 만 8개월이 지났다. 안타까운 인명 피해는 물론 일부 업종에서는 해고, 폐업 또는 파산의 쓰라림을 겪어야 했다. 반면 생필품업체, 방역이나 위생 관련 업체들은 그야말로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존재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만성 교통체증으로 악명 높은 5번 프리웨이를 통해 하루 왕복 100마일 가까이 통근하고 있는 장거리 운전자 입장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뜻밖의 현상을 경험했다. 외출을 자제하고 재택근무 등으로 도로에 차량이 줄어 2시간 가까이 소요되던 아침 출근 시간이 40% 가까이 단축됐다.

하지만 부정적인 현상도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과속 차량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4~5차선 프리웨이에 차량이 줄면서 체증이 없어지니 차종에 상관없이 제한속도를 크게 초과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문제는 과속뿐만 아니라 난폭운전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급차선 변경 후 끼어드는 소위 ‘칼치기’ 차들 때문에 수차례 사고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과속 차량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 차에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하고 수일간에 걸쳐 촬영을 해봤다.



과속 차량을 확인하기 쉽도록 크루즈 컨트롤로 제한속도 시속 65마일에 세팅한 후 정속으로 주행했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 10대 중 7, 8대는 내 차를 추월해 쏜살같이 질주해 나갔다. 규정 속도로 주행하고 있는 차 뒤에서 빨리 가라고 하이빔이나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일부 차들은 시속 100마일이 넘는 속도로 지그재그 운전을 하며 프리웨이 경주 경쟁에 나서고 있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순간도 있었다. 바로 코앞에서 사고가 발생해 간담이 서늘해진 일까지 겪었다. 아무리 조심해 방어 운전을 한다 해도 무개념 난폭 운전 차량은 어찌 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지난 5월 발표된 국가안전위원회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코로나 사태 이후 LA와 뉴욕에서 과속으로 인한 사고가 증가했으며 가주를 포함한 일부 주에서는 과속 티켓이 더 많이 발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지난 8월에는 가주고속도로순찰대가 3시간 만에 과속 교통 티켓을 3장이나 받은 운전자 케이스를 소개하며 과속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같이 과속 주행이 늘어남에 따라 사망 사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셧다운 해제로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7~8월부터 차들이 늘기 시작해 곳곳에 체증을 보이고 있다. 출퇴근 시간이 다시 길어지고 있으나 과속 차량은 조금이나마 줄어든 듯하다.

코로나가 가져온 또 다른 교통 관련 순기능의 하나는 통행량이 줄면서 교통사고 발생률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LA경찰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LA지역에서 보고된 교통사고가 총 2만4541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42%나 줄어들었다. 특히 코로나 셧다운 명령이 내려졌던 3월부터 바로 감소해 지난해 3월보다 41%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월과 7월에는 전년보다 각각 62%, 56%나 급감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사고는 줄었지만 사고 다발 지역은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LA지역에서 지난해 사고 최다 발생 장소로 기록됐던 다운타운이 올해도 역시 1위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건수는 1200여건으로 전년보다 43%가 감소했지만, 이 지역 통행 시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듯 싶다.

대선이 끝나고 본격적인 연말 쇼핑 시즌이 시작되면서 코로나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세를 보여 전국 1일 확진자 수가 12만 명을 넘어섰다. 또다시 셧다운 조처가 내려질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프리웨이에 무법 차들이 다시 활개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신의 목숨이 소중하다면 타인의 목숨도 소중한 법이다. 과속으로 조금 빨리 가려다 영원히 먼저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안전 운전에 나서야 할 때다.


박낙희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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