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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세계와 연결된 중국

'포디즘(Fordism)'은 20세기 대량생산 시대를 상징하는 말이다. 1913년 헨리 포드가 미국 미시간주에 설립한 자동차 공장은 ‘제조업’의 개념을 바꿔놨다. 이 공장에선 T형 자동차 1종만 생산했는데 노동자는 움직이는 컨베이어벨트에 맞춰 분업화된 공정만 책임졌다.

현재의 자동차 생산 역시 포디즘의 산물이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3만개가 넘는 부품 가운데 1개만 없어도 생산라인은 돌아가지 않는다. 각 부품은 적기공급생산(JIT·Just In Time)에 따라 공급되는데, 공급 기간과 단가, 보유 재고의 양에 따라 제조원가가 판가름난다. 비슷한 제품이라면 더 싸고 품질 좋게 만드는 게 시장에서의 성공을 좌우하는 셈이다.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라는 부품 1개가 23년 만에 현대자동차그룹 한국 공장을 멈춰 세웠다. 뉴스 댓글은 비난 일색이다. ‘왜 불확실성 높은 중국에 의존하느냐’ ‘대기업이 공급선 다변화도 못했나’ 등이다. 하지만 제조원가 1원에 웃고 우는 제조업체 입장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자동차의 신경망 역할을 하는 와이어링 하니스는 부피가 큰 데다 수급이 어려운 부품은 아니었다. 전 세계에 생산기지를 둔 완성차 업체들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는 공급망을 선택한다.



현대차그룹도 공급 다변화를 이미 해 뒀다. 국내 3개 업체로부터 와이어링 하니스를 받는데, 문제는 이들 업체가 모두 원가 경쟁력을 이유로 중국에 공장을 뒀다는 점이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전체가 마비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공급선을 다변화하긴 어려웠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연초부터 중국발 악재가 잇따라 터진다. 이미 중국은 전 세계 경제와 연결돼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발 악재가 주요 제조업 공급망을 무너뜨리고, 원유·광물 등 천연자원 가격까지 하락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밉든, 곱든 함께 가지 않을 수 없는 존재란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만큼 ‘전염성’이 높은 건 혐오다. 중국을 비난한다 해서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의 평가대로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이자 최대 소비자여서다.


이동현 / 한국 산업1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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