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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코로나19 그 후

온 세상이 엄청난 몸살을 앓고 있다. 불과 두어 달 전의 평범하였던 일상은 통째로 바뀌었다. 시쳇말로 그리움의 대상이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기약 없는 희망 사항으로 변하였다. ‘여러 사람이 마주 앉아 팥빙수를 겁 없이 떠먹던 날이 그립다. 가슴을 끌어안고 우정을 나누던 날이 또다시 올 수 있을까?-비로소 나는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배웠다’라는 카톡의 문자들은 이 시간 우리들의 마음을 충분히 대변해주지 않았는가.

대학 강의를 3개월씩이나 일찍 끝내고 돌아오는 손자 녀석은 혹 자기도 모르게 노년에게 치명적인 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할아버지, 할머니인 우리에게 전염시킬까 미리 걱정된다고 한다. 늘 철부지 아이로 여겼는데 그 헤아림이 마음에 와 닿는다. 교회의 문이 전염병으로 닫히는 이변을 처음 겪는 남편은 “예배가 온라인으로 대체된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은 안정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이런 대안이 없었던 칩거 첫 주일에는 그냥 집에만 있어야 하는 일요일의 의외인 일상으로 우리는 조금 당황한 기분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첨단기기 덕분에 인터넷 접속시간을 기다리는 나는 왠지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큐’ 시간을 눈여겨보며 초침을 기다리는 우리 부부의 모습은 오래전 달나라 우주선 착륙을 카운터다운하며 지켜보는 듯한 마음이 되었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인터넷 예배’였기에 그러하다. 교인들의 텅 빈 자리를 내려다 보시면서 목사님이 혼자서 부르신 찬송과 간절한 기도 그리고 설교는 우리에겐 더 큰 울림으로 왔었다.

뉴스매체에서 봇물 터지듯 부어주는 뉴스, e메일 그리고 스마트 기기로 올라오는 코로나19의 정보들은 참으로 많고도 다양하다. 그중에는 용기를 주는 음악이며 피시식 웃음을 만드는 유머도 많다. 집 안에 머물 시간이 많은 이 기회에 ‘여가선용?’을 위한 퀴즈 등도 올라온다. ‘치매 예방’이란 제목으로 ‘초성어 퀴즈’가 있어서 후배에게 전달하고 3일쯤 지나서 온 답신은 이러하다.

①ㅃ ㅈ ㄴ ㅊ ㅍ ㄴ ㅂ ②ㄷ ㄹ ㅁ ㅂ ㅍ ㅅ ㄹ ㅅ ③ㅇ ㅎ ㅅ ㅁ ㄱ ㅌ ㅇ ④ㅇ ㅇ ㅅ ㅅ ㅇ ㅇ ㅊ ⑤ㅇ ㄱ ㅎ ㄴ ㅁ ㅁ ㅊ



“①빨주노초파남보 ②도레미파솔라시는맞았지만, 나머지는 아무래도 생각이 나질 않으며 이걸 너무 오래 고민을 하다가 오히려 치매 걸리겠다”고 한다. 그래서 “③월화수목금토일 ④일이삼사오육칠⑤이거하나못마춰” 하면서 정답을 주고받으며 서로 웃음을 나누기도 하였다.

전문가들과 공공기관이 알려주는 지침을 잘 따라야 할 시기이다. 듣고 싶지 않아도 올라오는 비보나 두려움에 대처하는 나 자신만의 대안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다행히 이 바이러스는 기후가 더우면 스스로 자멸한다고 한다. 봄은 지금 오고 있는 중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어떤 이의 명언을 간절히 되새긴다.


김옥수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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