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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옆 고아에서 빙상 조련사로'

AP '입양아 한인' 성공스토리
킴 뮤어씨 4세 때 미국 입양
'프로 가르치는 코치'로 명성
40년만에 평창행 고국 방문/

한국에서 4세 때 미국으로 입양된 한인 여성이 전세계 빙상 프로선수들의 스승이 되어 평창을 찾는다.

AP통신은 20일 '쓰레기통 옆 버려진 고아에서 저명한 스케이팅 코치로'라는 제목으로 킴 뮤어(Kim Muir·45)씨의 성공담을 보도했다.

뮤어씨는 빙상계에서 프로선수를 가르치는 조련사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제자들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미국·체코·캐나다 등 아이스하키강국 대표팀 주전선수로 맹활약 중이다.

1974년 생후 6개월 만에 서울의 골목 쓰레기통 옆에 버려졌던 그는 4세 때 디트로이트에 사는 앨버트·로이스 뮤어씨 부부에게 입양됐다.



어린 나이에 낯선 땅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에게 가장 아픈 기억은 따로 있었다.

양어머니 로이스씨는 "킴이 한밤중에 일어나 우리 부부 침실로 와서 한참을 서서 물끄러미 보고는 제방으로 돌아가곤 했다"면서 "또다시 버려질까 무서워했던 것"이라고 기억했다.

어린 소녀가 새 삶에 적응할 수 있었던 계기는 스케이트였다. 양아버지 앨버트씨가 아이스하키 코치였고 두 양오빠들도 하키 선수였다. 마치 모국어를 배우듯 자연스럽게 빙판을 타기 시작한 그는 7세 때 첫 피겨 솔로를 선보였다. 제목은 '아빠의 작은 천사(Daddy's little girl)'였다.

일찍부터 소질이 남달랐지만 그는 선수보단 코치를 택했다. 15세 때 하키선수인 토니·브래드 잰카네로 형제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불과 6개월만에 200명의 수강생이 몰렸다.

이후 레이크수페리어주립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뒤 병원에 근무했지만 얼마못가 다시 빙상으로 복귀했다. 이후 본격적인 프로 조련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빙상계에서 그의 명성은 얼음판처럼 미끄럽고 빠르게 퍼졌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명문팀 캐롤라이나 허리케인스, 디트로이트 레드윙스를 비롯해 캐나다온타리오하키리그 우승팀 플리머스 웨일러스가 그를 기술코치로 스카우트했다.

지난 20여년간 그가 가르친 제자들은 셀 수 없다. 현재 평창에서 뛰고있는 미국아이스하키대표팀의 제임스 위스네프스키, 메건 켈러, 바비 샌구이네티가 대표 선수들이다. 또 체코의 미하일 요르단, 캐나다의 마크 안드레도 그가 가르쳤다.

그의 조련법은 기본으로 시작된다. 스케이트 날과 끝을 타는 법을 처음부터 다시 가르친다고 한다.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퍽' 없이 가상의 퍽을 패스하고 슛하는 시뮬레이션 훈련을 시킨다.

AP통신은 그의 조련법에 대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unparalleled)'고 극찬했다.

미국대표선수 샌구이네티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기술적인 부분에서 뮤어 코치는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가르칠 수 있는 최고의 스승"이라고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전 NHL 선수인 위스네프스키의 부친 역시 "아들은 항상 '뮤어 코치의 절반만큼이라도 스케이트를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다"며 "뮤어 코치는 열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뮤어씨는 평창에서 제자들을 응원하고 입양기관 관계자들과 만난 뒤 고아원도 찾는다.

그의 양부모는 가슴으로 낳은 딸의 모국행에 대해 "더할 나위없이 행복한 일"이라고 눈물을 훔쳤다.

뮤어씨에게 한국행이 남다른 이유는 연년생 남매 빈센조(9)와 알렉시스(8)와 함께 방문하기 때문이다.

뮤어씨는 "아메리칸 드림을 나는 이뤘다고 생각한다"면서 "비록 선수로 올림픽에 참가하진 못했지만 코치로서 응원할 수 있게됐고, 아이들과 함께 내가 있던 제자리(모국)로 돌아갈 수 있게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뮤어씨는 한국에 21일 도착한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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