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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주 '자녀 자유롭게 놓아 기르기 법' 도입

[LA중앙일보] 발행 2018/03/28 미주판 12면 기사입력 2018/03/27 18:27

미국서 처음, 5월 시행
부모 없이 통학·외출
차에서 기다리는 것 허용
방임이냐 방목이냐 논란

아들 둘을 키우며 초등학교 때까지는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있는 학교를 꼭 데려다 주고 데리러 갔다. 동네 한 바퀴 돌고 싶다는 것도 따라나서야 했고 집에 혼자 둬서는 안된다는 말에 피치 못해 외출했을 경우에는 종종 걸음을 치며 허겁지겁 돌아오곤 했다. 잠깐 다녀오는 마켓도 차에 아이를 남겨놓으면 안된다고 해 "그냥 있고 싶다"는 아이에게 경찰 체포를 들먹이며 차에서 내리게 했다.

그렇게 하면서 사실 의아스러웠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우리 옛날에는 초등학교 입학하고 며칠만 엄마가 따라나섰고 그 다음에는 20~30분 걸리는 거리를 혼자서 잘도 걸어다녔는데 밖에 나가서 동네 아이들하고 해질녘까지 놀다왔는데 가고 싶은 곳은 자전거 타고 함께 다녔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아니 10살이 넘도록 직접 돈내고 혼자서 무엇 하나 사본 적 없다는 건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타주가 미국 50개 주에서 처음으로 '자녀 자유 방목 양육(free-range parenting)' 법을 제정하고 오는 5월8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아이들이 혼자서 밖을 걸어다닐 수 있고 부모 없이 공원에서 놀 수 있고 어른 없이 주차장 차에서 기다릴 수 있도록 허용한 법이다. '걱정하는' 시민이 경찰에 신고해도 자녀 방임 혹은 학대 혐의로 부모를 처벌하지 않도록 한 법이다.

링컨 필모어 주 상원의원은 법안을 발의하면서 "아이들은 세상에 대해 궁금해하고 세상 속에서 탐구하고 놀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면서 어른이 됐을 때 필요한 자립심과 문제해결 능력을 배울 수 있다"며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아이들을 보호해왔고 결과적으로 아이들은 과거 우리가 아이였을 때 당연하게 생각했던 경험들을 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법안은 주 상원과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고 지난 3월 개리 허버트 주지사가 서명했다.

10년 전 자신의 아홉살 아들에게 혼자서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게 했다는 칼럼을 써 '방임이냐 방목이냐'라는 논란을 일으켰던 작가 겸 칼럼니스트 리노어 스커네이지는 26일 공영라디오방송 NPR에 "필모어 의원이 법안을 만들면서 문의를 해왔다"고 말하면서 "아이들은 부모 감독 없이 홀로 무언가를 할 시간을 가질 권리가 있고 부모는 아이에게 그런 시간을 줬다는 이유로 체포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스커네이지는 "미국의 부모들이 어린 시절을 보낸 1972년에는 아이들의 87%가 혼자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1마일 내외의 거리를 통학했지만 지금은 고작 13%만 혼자 통학한다"며 "우리가 어렸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던 일을 왜 지금은 위험한 일이라며 자녀에게 못하게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스커네이지는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만큼 몇살부터 아이에게 자유를 줄 것인지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면서 자신은 3살 딸을 공원에 홀로 두지는 않겠지만 7살 아이가 혼자 통학을 하고 10살 아이가 1시간 정도 공원에서 놀다가 돌아오는 것은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타주 법안 시행을 앞두고 세상이 너무 험악해졌다며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은데 아칸소주도 지난해 같은 내용의 법안을 추진했다가 인구당 전국 최악 수준의 폭력범죄율 통계를 들이대는 부모들 반대에 막혀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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