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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엄마와 딸

[LA중앙일보] 발행 2018/05/16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5/15 18:16

요즘 아들은 '아빠'라고 부르지만, 30~40전 만해도 그랬다가는 애들한테 따돌림 대상이었다. '아버지 세상'에서는 아들과 아버지가 서로 마주보고 말하는 것조차 이상한 일이었다. 그런 와중에 엄마와 딸은 조근조근 이야기하고, 쇼핑 같이 다니고, 티격태격 잔 싸움도 했다. 아들 입장에서 부러운 모습이었다.

영화 '아이(I), 토냐'와 '레이디 버드'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다. '토냐'는 1994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미국 선발대회서 라이벌 토냐 하딩과 낸시 케리건 '피습 사건'을 다루고 있다. 사건보다는 토냐의 엄마 행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린 토냐가 스케이트장에서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자, 레슨비가 얼만데 "그냥 거기서 처리해!"라고 소리지른다. 엄마는 이후에도 줄기차게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폭행과 폭언을 일삼는다. '레이디 버드'에서는 17살 난 딸 크리스틴이 촌구석을 벗어나기 위해 엄마와 극한 투쟁을 벌이며 서로 마구 쏘아붙이는 모습이 적나라하다.

딸을 억지로라도 원하는 지점으로 끌고 가려는 엄마와 자신의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딸의 갈등은, 아빠와 아들의 그것보다는 더 밀도가 촘촘한 듯하다. 가족학 곽소현 박사에 따르면 엄마와 딸은 구원자와 의존자를 자처하며 통제하고 의존하려는 무의식적 욕망을 버려야 한다. 딸은 필요할 때마다 엄마를 찾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피곤해 하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야 건강한 친밀감이 형성된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과 딸 정유라가 약 1년 반 만에 '구치소 모녀상봉'을 했다. 15일 최씨는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약 10분간 정씨와 면회했다. 엄마와 딸의 만남은 지난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실생활에서 '아이 토냐'와 '레이디 버드' 못지 않았을 거 같은 모녀는 어떤 표정으로 '10분 만남'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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