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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고 마음으로 듣는 연주회"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 '하트체임버'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베누아와 협연
17일 LA다운타운 콜번스쿨 지퍼홀

공연장의 모든 불이 꺼진다. 암흑이다. 한치 앞도 볼수 없는 어둠, 그속에서 오케스트라는 연주를 한다. 한치의 흔들림도 없다. 하트체임버 오케스트라여서 가능한 연주다.

하트체임버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이하 하트체임버·단장 이상재·사진)와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베누아가 협연하는 콘서트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선율'이 오는 17일(수) 오후 7시30분 콜번스쿨 지퍼홀에서 열린다. 무료 공연이다.

단원들과 함께 LA를 찾은 이상재 단장은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가 악보를 외울 때 얼마나 힘든지, 지휘를 안보고서도 어떻게 연주를 할 수 있는지, 백 마디 말보다 3~4분 동안의 암전으로 더 많은 것을 알고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며 "2008년부터 매 공연마다 '암전 공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는 클래식부터 영화OST, 팝, 동요까지 쉽고 귀에 익은 다양한 곡들로 하트 체임버의 색깔을 보여줄 예정이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 루빈스타인의 'F조의 멜로디' 가르델의 '여인의 향기',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를 비롯해 영화 '티파니의 아침'의 '문리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타라의 테마' 등이 연주된다. 이외에도 동요 모음곡과 디즈니 모음곡을 선보인다. 암전 곡으로는 '유 레이즈 미 업'을 연주한다.



그는 "지난해 미시간 국제음악제 연주 후에도 청중들이 대기실로 찾아와 감동적이었다는 말을 많이 전했다. 근데 대부분이 암전 곡이었던 '쉰들러 리스트'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 눈을 감았을 때 자신의 삶에 대해, 음악에 대해, 또 장애인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이 드는 것 같다"며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트 체임버는 이번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베누아와 협연한다. 베누아는 세계적인 재즈 피아노 거장으로 빌보드 차트 8주 연속 1위, 그래미상에 다섯번이나 후보에 올랐으며 25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그와의 협연이 가능 한 것은 그만큼 실력과 연습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세요.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한곡 부를때도 가사야 보면서 해도 멜로디를 알기 위해 최소 몇 번은 들어야겠죠. 근데 오케스트라 곡을 외우려면 어떻겠어요. 그리고 곡을 외운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다른 연주자들과 호흡을 맞춰야하고 또 커지고 작아지고 느려지고 빨리지는 음악적인 부분도 몸으로 다 익혀야 합니다. 수십배 수백 배의 연습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연주를 할 수 없죠."

'하트체임버'는 2007년에 창단됐으며 20명의 단원 중 12명이 중증 시각장애인이다. 이 단장 역시 7세에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단원들은 모든 곡을 외워서 연주를 하는데 180여 곡을 외우고 있다.

이 단장은 "아무래도 시각장애인이 청각이 발달한 것은 사실이다. 음악적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탁월하다. 그래서 함께 협연하는 솔리스트들이 특별한 오케스트라라며 칭친을 아끼지 않는다"며 "뉴욕필이나 런던필 등의 오케스트라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할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장애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얼마만큼 장애를 극복하고 음악적 완성도를 이끌어내는가에 점수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트 체임버는 음악인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카네기홀 무대에 2011년과 2015년 두 번이나 공연을 했고 지난해에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미시간 국제음악제 메인 무대에 정식으로 초청받아 무대에 올랐을 만큼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단장은 마지막으로 LA한인에게도 꼭 연주를 들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 단원이 공연에 4명의 지인을 초청했는데 두 명만 왔다고 하더군요. 공연을 본 친구가 오지 못한 친구에게 문자로 '너는 올해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을 포기한 것'이라고 보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공연은 무료지만 티켓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다. 티켓은 LA한국문화원에서 받을 수 있다.

▶공연장 주소: 200 S Grand Ave, LA

▶티켓 문의:(323)936-3015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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