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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끝에 있는 무언가를 찾아…데스밸리

드디어 데스밸리(Death Valley)에 발을 디뎠다. 그 황량하고 메마른 땅에 뭐 그리 볼 게 있다고 그리 가보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차를 몰고 얼마나 들어갔을까. 인터넷도 전화도 시그널이 끊어졌다. 그 순간 여행을 멈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멈춰있는 듯한 그곳에서 내 시간도 잠시 멈추면 어떨까. 그냥 2박 3일쯤 머물며 텐트 하나 치고 의자 하나 놓고 멍하니 있어보고 싶었다.

데스밸리만이 가진 묘한 매력 때문이다.

데스밸리는 LA에서 북동쪽으로 250마일 거리,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에 걸쳐 있는 국립공원으로 미국에서 가장 크면서 가장 뜨겁고 가장 낮은 지대에 있는 국립공원이다. 340만 에이커에 펼쳐진 공원은 북미에서 가장 낮은 지대로 여름이면 낮 최고 기온이 화씨 120도를 넘나든다.



벌써 11월이다. 데스밸리를 찾는 때다. 데스밸리는 11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가 방문 적기다.

배드워터 베이신

배드워터 베이신(Bad Water Basin)은 북미에서 가장 낮은 지대다. 해수면보다 282피트(86m)가 낮다. 그래서 산 쪽을 보면 산 중턱에 하얀 표시가 되어 있는데 해수면 높이를 표시해 놓은 곳이다.

이곳을 즐기는 데는 두 부류로 나뉜다. 주차장 앞에서 사진만 찍고 떠나는 사람과 저 멀리 소금벌판까지 걸어가는 사람.

살짝 망설임 끝에 후자를 택했다. 혹시 그 끝에 있을지도 모르는 무언가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걷기 시작했다. 소금 길은 딱 썰물 때 섬으로 열리는 물길 같다. 새하얀 소금길이 벌판으로 안내한다.

벌판까지는 거리는 1마일은 되는 듯하다. 가까워 보였지만 족히 20분은 걸어야 한다. 땡볕에서 걷다 보니 또다시 생각이 들었다. 끝에 가봐야 소금벌판이 있을 뿐인데 굳이 가야할까. 그래도 사람들이 가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다시 발길을 재촉했다.

선택은 옳았다. 멀리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르다. 어떤 이는 사진에서 본 '우유니 사막과 닮은 것 같다'고도 얘기를 했다.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물론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한 스팟이다. 잘 찍으면 인생 컷을 건질 수도 있다.

▶tip=선글라스 착용은 필수다. 새하얀 소금벌판에 반사된 햇볕이 너무 강해 선글라스 없이는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다. 스키장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데빌스 골프코스

데빌스 골프코스(Devil's Golf Course)는 말 그대로 악마만이 골프를 칠 수 있을 만큼 지형이 거칠어 붙여진 이름이다. 배드워터 베이신에서 길을 따라 북쪽으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나온다. 소금결정체와 흙이 뭉쳐져 만들어진 이 지형은 멀리서 보면 밭을 아주 깊게 갈아 놓은 정도로 보인다. 사진으로는 입체감을 제대로 느낄 수 없지만 울퉁불퉁한 구멍들이 꽤나 깊이 패어있다. 또 흙이 물컹할 것처럼 보이지만 딱딱하다. 자칫 잘못 발을 디디면 삐끗하기 딱 좋은 곳이다. 운동화를 신지 않았다면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아티스츠 팔레트

데빌스 골프코스에서 나와 북쪽으로 더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이 하나 나온다. 바로 아티스츠 팔레트(Artists Palette)로 들어가는 입구다. 이 길은 일방통행이다.

일정이 빡빡한 탓에 이곳 역시 살짝 망설였다. 차를 운전하며 갈 때 멀리서 그 뷰를 살짝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드워터에서의 교훈을 되새기며 가보기로 했다. 이번 역시 선택은 옳았다. 멀리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나무 한그루 없는데 산에 그린, 핑크, 옐로 등 파스텔톤 고운 빛깔을 띠고 있다. 수백만 년 전 화산이 수차례 폭발하면서 화산재와 광물이 침적되고 산화 반응을 일으키면서 생겨났다고 한다. '아티스츠 팔레트' 누가 지었는지 이름은 제대로 지었다.

자브리스키 포인트

아티스츠 길을 나와 북쪽으로 이동하면 막다른 길을 만나고 양갈래 길이 나뉘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자브리스키 포인트 (Zabriskie Point)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비경을 품고 있는 곳이다. 마치 바다에서 파도 치던 물결이 그대로 굳어 버린 듯 부드러우면서도 거친 형형색색, 겹겹의 캐년뷰가 눈 앞에 펼쳐진다. 사실 데스밸리는 멀리서 보면 비슷비슷한 지형이 이어진 것 같지만 들어가보면 완전히 다른 뷰를 가지고 있다. 각각의 개성이 확연히 다르니 기회가 된다면 빼놓지 않고 보는 것이 좋다. 자브리스키는 500만 년 전 '퍼내스 크리크 레이크'가 말라 붙으면서 형성된 지형으로 해돋이와 일몰을 보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tip= 10명 중 9명은 여기서 자브라스키 포인트에서 돌아선다. 하지만 자브라스키를 즐길 수 있는 또 한가지 방법이 있다. 캐년 속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는 것. 자브라스키 포인트를 지나 조금 더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트웬티 뮤얼 팀 캐년(Twenty Mule Team Canyon)' 표지판이 나온다. 이곳으로 들어가면 위에서 보던 캐년의 속살을 볼 수 있는데 꼭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는 듯하다. 물론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곳은 비포장도로인데다가 중간 중간 좀 험한 길이 있기 때문에 승용차로 진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또 일방통행이기 때문에 한번 들어가면 우선은 쭉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샌드 듄

퍼내스 크리크 방문자 센터에서 20여 마일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왼쪽 멀리 모래사막이 보인다. 메스키트 플랫 샌드 듄(Mesquite Flat Sand Dunes)이다. 데스밸리에 있는 5개의 모래언덕 중 하나다. 흔히 상상하는 사막의 모습을 띠고 있다. 다시 말하면 지금까지 본 데스밸리의 분위기와는 180도 다르다. 좀 생뚱맞다고 할까. 솔직히 멀리서 보면 흙바닥 한 편에 모랫더미 쌓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곳은 이름처럼 높은 모래 언덕은 없다. 가장 높은 언덕이라고 해봤자 100피트 정도 높이다. 이번 트립에서는 일정상 가보지는 못했지만 단테스뷰와 스토브파이프웰스는 가봐야 할 명소다.

◇데스밸리 히든 포인트

데스밸리 남쪽 입구에 있는 노천 온천이다. 한인에게도 유명한 테코파 온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 동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길에서 100여 미터 떨어져 있기 때문에 찾기가 쉽지 않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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