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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트럼프 지지층은 견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반트럼프 진영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명운이 걸렸던 지난 6일 중간선거 결과가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고 공화당이 상원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오늘 밤 굉장한 성공을 거뒀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며 자축했다. 작가 벤 스타인의 폭스뉴스 인터뷰를 인용해 "트럼프는 마법사. 그는 정말 대단한 선거의 달인"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현직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것은 미 중간선거 사상 딱 3번.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 장악 네 번째 기록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자신을 지켜줄 상원을 수성했고 의석수까지 2석을 늘려 상원 장악력을 높였으니 자축할만했다.

선거에서 나타난 몇 가지 숫자와 내용만 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첫 임기에 치러졌던 2010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상원 6석 하원 63석을 공화당에 내줬고 두 번째 임기 중간선거(2014년)에서는 상원 8석 하원 13석을 잃어 공화당에 상원과 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빼앗겼다. 그에 비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은 오히려 의석수를 늘렸고 하원에서도 28석을 내주는 데 그쳤다.

뿐만 아니라 배정된 선거인단 규모가 커 대선 최대 격전지이자 필승 지역인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주에서 승리를 지켜냈다. 이 두 곳은 오바마가 대선에서 두 번 모두 승리했지만 2016년 트럼프에게 넘어간 지역으로 2020년 트럼프 재선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간선거를 거치며 공화당을 확실히 접수했다. 당내 경선과정에서 반트럼프 의원들을 거의 제거했고 본선에서는 자신과 거리를 뒀던 의원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 공화당을 트럼프당으로 재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투요 용지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라"며 경합지역 후보들을 총력 지원했고 그들이 대부분 승리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6년 당내 경선 라이벌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이번 선거 최대 스타로 떠오른 민주당 베토 오루크의 맹추격에 결국 트럼프에게 고개를 숙이며 지원요청을 해 간신히 자리를 지켰고 '제2의 오바마'를 꿈꾸며 플로리다주 첫 흑인 주지사에 도전했던 앤드루 길럼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섰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막판 그의 패배를 위해 각별히 공을 들이면서 0.4%포인트차로 역전당했다.

또한 트럼프 '콘크리트 지지층'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하원을 민주당에 내준 것이 외려 트럼프의 재선에 불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이 연루된 각종 의혹에 대대적인 조사와 청문회를 예고했지만 분열과 편가르기 전략의 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실한 한 방'이 없는 민주당의 공세는 외려 역풍이 돼 숨어있는 지지층을 더 단단하게 결집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2년 미국 정치는 더욱 시끄러워지게 됐다. 지난 2년 반트럼프 주류 언론들과 전쟁을 벌였고 이제 힘이 생긴 민주당까지 가세했으니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과 공격은 더욱 거세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 예산안 싸움에 연방정부가 셧다운 될 수도 있고 오바마 집권 2기 민주당 상원과 공화당 하원이 각종 법안에서 핑퐁 게임을 하며 대치했던 것처럼 말은 시끄러운데 되는 일은 없는 시기로 되돌아갈 수 있다. 역사는 진보한다는데 진보와 보수가 양 극단을 오가는 이 시기 또한 다 지나가면 미국이 조금이나마 더 나아져 있기를 기대해볼 뿐이다.


신복례 / 사회부 부장·외신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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