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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 절반 위한 '화장실 전도사' 빌 게이츠

75억명 가운데 25억명은
구덩이 파거나 들판서 볼일
분뇨에 오염된 식수 마시고
매해 어린이 150만명 숨져

지난 6일 중국 베이징에서 빌 게이츠가 인분이 든 유리병을 들고 관객들에게 연설해 화제를 모았다.

화장실개선사업 박람회 자리였지만 게이츠가 연설에 굳이 인분을 가지고 온 것은 현대식 화장실이 없어 세균이 득실한 인간 분변에 그대로 노출되는 후진국의 위생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자급자족형 화장실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게이츠는 인분이 담긴 유리병을 가리치며 "인간의 배설물에는 200조개의 로타바이러스와 10만개의 기생충알이 득실거린다. 그런데 아직도 전세계 약 25억명의 인구가 화장실이 없는 비위생적 환경에 놓여있다"면서 "이 때문에 매년 150만 명의 아이들이 설사, 콜레라, 장티푸스로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이츠는 배설물을 화학 분해해 유해한 병원균을 없애고 깨끗한 물이나 비료로 만들어 재활용할 수 있는 자급자족형 화장실 등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이런 화장실을 가난한 나라의 화장실 없는 사람들 가정에 보급할 수 있다면 공중위생의 혁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이츠가 부인 멜린다와 함께 세운 자선기관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지난 7년 동안 '화장실 재발명' 프로젝트에 지원한 돈은 수십억 달러가 넘는다.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직을 사임한 뒤 세계를 여행하다 후진국의 처참한 위생 상태에 충격을 받고 20011년 '물, 위생, 보건 프로그램'을 시작해 가난한 사람들이 안전한 물을 마시고 화장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기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위생개선 연구 사업을 위해 모은 기금만도 500억 달러에 달한다.

게이츠가 말한 것처럼 세계 인구 75억명 가운데 약 39%인 29억명 가량 만이 용변을 물로 씻어내리는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다. 12%에 해당하는 22억명은 수거식, 이른바 '퍼세식' 혹은 분뇨를 그냥 강으로 흘러보내는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 25억명은 화장실 없이 구덩이를 파서 사용하거나 그냥 야외에서 볼일을 보고 있다.

분뇨로 오염된 강물이나 분뇨가 스며들어가 오염된 지하수를 먹은 사람들은 각종 병원균으로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유니세프 추산에 따르면, 남수단의 경우 어린이 7명 중 1명은 5세 생일을 맞지 못하는데 그 최대 병인이 바로 식수 오염 때문이다.

게이츠는 무려 9억 달러를 투자해 '혁신적인 화장실 공모전'을 열었고 세계 각지의 대학과 기업 20여곳이 제출한 '물이 필요없는' '배설물을 전력으로 전환시키는' '배설물을 식수로 만들 수 있는' 친환경 화장실 신기술들을 채택해 현재 인도, 아프리카, 중국 등지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게이츠는 "우리는 단지 가난한 나라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는 현지 실정에 맞는, 현지에서 만들 수 있는 화장실을 보급하자는 것"이라며 "10년 안에 지속가능한 자급형 화장실을 보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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