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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교사들은 왜 파업했을까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교육담당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교육담당 

[LA중앙일보] 발행 2019/01/23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01/22 19:44

"저는 한인타운에 위치한 UCLA 커뮤니티 스쿨에서 킨더와 1학년 한국어 이중언어 프로그램을 가르치는 선생입니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사명감으로 된 교사이기에 아이들을 놔두고 하는 파업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공교육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고 바꾸기 위해 LA교육구 3만 여명 선생님들을 따라 파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LA통합교육구(LAUSD) 파업으로 학교 앞에 피켓 시위가 이어지던 지난 주, UCLA 커뮤니티 스쿨에서 코디네이터로 근무하는 레베카 강 교사가 보내준 이메일이다.

강 교사는 "교실마다 아이들이 넘쳐나고 있다. 풀타임 간호사가 없어서 아파도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대학진학 카운슬러가 없어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게 우리의 교육 현실"이라며 "우리(교사노조)는 교육구가 학교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하여 모든 학교가 학생들이 배우는 데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파업에 참여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강 교사 외에도 여러 명의 다른 공립학교 교사들도 비슷한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파업에 참여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리는 한 교사는 "많은 학부모들이 파업하는 이유를 단순한 연봉인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교사들은 현재 10년 전 동결된 연봉으로 일해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교육구가 기존 교사들의 건강보험 혜택은 축소하고 신규교사들에게는 건강보험 혜택을 없애려고 하고 있다. 교사도 사람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 정말 좋은 선생님들이 힘겨워 떠나가시기에 교사 부족사태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부모도 파업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전화를 걸어 전했다. 밸리에 있는 고등학교에 자녀가 다닌다는 이 학부모는 "아이가 아픈데 학교에 간호사가 없어 집으로 돌려보내는 게 말이 되느냐"며 교사들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실제로 교실에서 자원봉사하는 학부모들은 부족한 교육 환경에 답답해 한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사용할 물품을 구입할 예산이 없어 학부모들이 기금을 모금해 전달하고 후원한다. 힘든 상황 때문에 교사 파업을 지지하는 학부모도 있지만 대입을 준비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마음은 복잡하다. 실제로 한인타운을 비롯해 인근 지역의 한인 학원들은 아침부터 학생들로 북적였다. 학교에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이 학원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학원에서 만난 학생들의 대부분은 고등학생들이었다. 학기말을 앞두고 미리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다. 갈 곳이 없어서 학원을 찾는 학생들도 있었다.

다행히 파업은 일주일 만에 끝났다. 6.5%의 봉급인상을 요구했던 LA교사노조(UTLA)는 6% 인상안 대신 학생과 교사의 비율이 축소될 수 있도록 학급 사이즈를 줄이기로 합의했다. 내용을 보면 올해와 내년에 각 학급당 1명씩 줄이고 2년 뒤에는 2명을 줄여 3년 뒤에 학급당 총 4명씩 줄인다. 풀타임 간호사도 생긴다. 도서관이 있지만 사서가 없어 책을 빌리지 못하는 경우도 사라질 전망이다. 풀타임 사서까지는 힘들지만 교사직을 겸한 사서를 채용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배치할 예정이다. 카운슬러의 경우 당장 각 학교에 배정하지 못하지만 역시 점차 늘려가기로 합의했다.

또 이번 합의안에는 차터스쿨로 변환하는 학교를 동결해달라고 요구하는 주장도 포함됐다. 저소득층 지역에 커뮤니티 스쿨 30개를 세워서 최우수 학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해달라는 요구조건도 관철됐다.

보다 나은 학생들의 학업 환경을 생각하는 교사들의 마음이 고맙다. 하지만 교사 파업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학생들이, 학부모들이 LAUSD를 떠나고 차터스쿨로 옮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차제에 교사들도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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