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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한 일본인의 한국 방문기

일본의 아베 내각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이어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강행함으로써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한국 국민 사이에는 일본제품 불매 및 관광 자제라는 'No Japan' 운동이 전국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일본 외무성도 한국 내 반일시위 등을 이유로 최근 20여 일 사이에 4차례나 한국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 일본인의 감동적인 한국 방문기가 일본은 물론 한국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아마존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여행에서 만난 21가지 이야기'의 저자인 여행작가 데즈카 다이키(手塚大貴)씨가 소셜미디어 노트(Note.mu)에 올린 '지금 한국을 여행하며 느낀 것(いま、韓国を旅して感じたこと。)'이라는 제목의 글이 노트 편집부의 추천 글로 소개되면서 한국에까지 알려지게 된 것이다.

사진들과 함께 게재된 글(bit.ly/2YKaAxk)은 데즈카씨가 광주에서 열린 세계수영대회 관전을 위해 지난달 27일에서 30일까지 한국을 여행하며 겪게 된 에피소드를 소개한 방문기다.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어 친구는 물론 자신도 방한에 대해 걱정했지만, 각지에서 반일시위가 일어나고 곳곳에 일본제품 불매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뿐 어떠한 신변위협 없이 평화롭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데즈카씨는 특히 경기장에서 일본의 세토 다이아(瀬戸大也) 선수가 금메달을 땄을 때 옆에 있던 한국 남성이 스마트폰 앱으로 '축하합니다. 2관왕이네요!'라고 일본어로 번역해 자신에게 보여주며 활짝 웃은 데 이어 세토 선수가 우승 소감 인터뷰 중에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답하자 관중이 환호하는 모습에 놀라고 감동한 나머지 눈물이 났다고 한다. 일본선수가 우승해 야유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단다.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TV나 인터넷 정보를 통해 알고 있던 한국 이미지와 너무 달랐었다고 회상한 데즈카씨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며 한국인들을 조금이라도 의심한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했다. 이 밖에도 편의점과 관광지에서 체험한 미담을 통해 언제나 변하지 않는 다정한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면서 귀국 후 오히려 이런 시기에 한국을 여행해 정말 좋았다고 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데즈카씨는 TV나 인터넷의 정보가 전부라고 생각지 말고 100% 믿지 않길 바란다면서 광주에서 축하한다고 말을 건넨 한국인의 웃는 얼굴을 믿고 싶다고 했다. "그 아름다운 웃음엔 거짓 따윈 없을 테니까"라면서.

이 글을 접한 한국 네티즌들은 대다수가 일본정부가 문제이지 일본인들에 대한 악감정은 없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찾아오는 일본인들에게 한국인의 진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네티즌들도 대부분 공감한다면서 현 사태를 위정자들 탓으로 돌리며 양국 국민끼리 사이 좋게 지내길 바란다는 댓글들을 남기고 있다.

시민활동가로 잘 알려진 이호 '더 이음' 공동대표는 저서 '풀뿌리운동, 새로운 복원'을 통해 "진정한 세상의 변화는 힘과 권력, 돈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람들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생각과 움직임을 만드는 과정이 결국 세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유일한 길"이라며 풀뿌리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데즈카씨의 글이 양국 국민의 공감을 얻으며 연대감을 느낄 수 있게 하듯이 갈수록 골이 깊어지고 있는 한일간의 관계 개선에도 권력이 주체가 아닌 권력과는 거리가 먼 시민 간의 자발적 풀뿌리운동이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박낙희 / OC취재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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