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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결정' 표지판, 책임은 7년째 실종

장열·장수아 기자
장열·장수아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19/08/21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9/08/20 21:57

LA 웨스턴 길 우회전 금지, 왜? <3·끝>

2012년 제안 3개월 만에 설치
타당성 조사 충분했는지 의문
본지, 시장실 등 5개부처 문의
검찰 → 교통국 → LAPD로 넘겨

웨스턴 길의 심야 시간 우회전 금지 지역 설정은 지난 2012년 4월30일 단행됐다.

본지는 당시 LA시가 우회전 금지 표지판 설치를 최종 승인(2012년 4월26일·당시 시장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했던 서류를 입수했다. 서류에는 당시 탐 라본지 4지구 시의원의 제안서 내용도 포함돼 있다.

표지판은 당시 LA시의 '도로시설물보수기금(street furniture revenue fund)'으로 설치됐다.

당시 라본지 시의원은 제안서에 표지판 설치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웨스턴 길의 계속되는 불법 행위는 교통 체증의 원인이며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웨스턴 길을 중심으로 6가와 멜로즈 애비뉴 사이 표지판 설치를 위해 보수 기금 사용을 요청했다. 설치 비용은 2013달러 29센트였다.

정책 제안부터 승인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주민 공청회, 검토 작업, 실태 조사, 승인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됐을까.

당시 라본지 시의원은 웨스턴 길 일부 주민들로부터 매춘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자 첫 주민 공청회를 열었다. 2012년 1월27일이다.

정확히 한 달 후 두 번째 공청회가 진행됐다. 지역 신문 라치몬트버즈의 메리 기자는 "40여 명의 주민이 참석했고 주민들 사이에서 (표지판 설치에 대한) 찬반 의견도 오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시간상으로 보면 첫 공청회부터 최종 승인까지 3개월 정도 소요된 셈이다. 100일 남짓한 시간 동안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 표지판 설치의 타당성 조사, 설치에 따른 장단점 등이 충분히 반영된 결정이었는지 되짚어 봐야 할 대목이다.

본지는 우회전 금지 표지판의 실효성과 시정부의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LA시장실, 시의원 사무실, LA시검찰, LA시교통국(LADOT), LA경찰국(LAPD) 등에 질의서를 보냈다.

질의서 내용은 ▶심야 시간 우회전 금지로 불편이 야기되는 점 ▶우회전 금지 표지판이 성매매 감소에 효과적인지에 대한 질문 ▶현재 한인타운내 표지판 설치 목적과 이유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업주와 주민이 있다는 점 등이다.

시 관계자들은 대부분 입장을 밝히길 꺼리거나 자세한 답변을 타기관에 미뤘다.

우선 LA시 성매매 범죄 담당 검사가 누구인지 알아보기 위해 LA시검찰에 질의서를 보냈다. LA시검찰 프랭크 마테얀 공보관은 "(표지판 설치는) 여러 이유가 있기 때문에 LADOT가 답변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아마 당시 시의회와 LAPD에서 설치를 요청했을 것"이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에 대해 LADOT 노라 프로스트 공보관은 "우리는 당시 LA시의회 요청으로 설치만 했을 뿐"이라며 "범죄 행위와 관련된 답변은 LAPD가 담당한다"고 LAPD로 문의하라고 했다.

당시 표지판 설치를 추진했던 건 4지구 시의원이었다. 현재 4지구는 한인 데이비드 류 시의원의 지역구다. 하지만, 4지구 시의원 사무실 측은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마크 팸파닌 대변인은 "매춘은 남가주 전역에 걸쳐 여전히 심각한 범죄이며 세계적으로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며 "해당 표지판은 웨스턴 애비뉴의 안전을 지키고 매춘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고만 설명했다.

우회전 금지판이 설치된 한인타운내 4~5가 등 웨스턴 애비뉴는 현재 10지구(시의원 허브 웨슨) 관할 지역에 속해있다. 10지구 시의원 사무실은 아예 공식 답변조차 없었다.

결국 우회전 금지 표지판에 대한 현황, 현재까지의 효과 등을 정확한 데이터나 근거를 통해 당위성 또는 타당성을 설명하는 기관은 없었다.

해당 지역 순찰, 매춘 단속, 교통 위반 등을 담당하는 LAPD도 마찬가지다.

LAPD 공보실은 본지 질의 내용에 대해 "올림픽 경찰서에 질의 내용을 전달했다"라고만 할 뿐 관련 통계나 해당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 않았다.

답변 회피 이면에는 표지판이 설치된 2012년 당시의 한인타운 구역과 현재 관할 지역구가 각각 변경된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당시 한인타운은 표지판 설치를 주도했던 라본지 시의원의 구역인 4지구에 대부분 포함돼 있었다. 이후 공교롭게도 표지판이 설치된 그해 선거구 재조정이 진행되면서 한인타운은 갑자기 10지구와 13지구로 양분됐다. 당시 셔먼오크스 지역이 4지구에 새롭게 편입되면서 한인타운 6가 북쪽이 제외된 탓이다.

즉, 당시 한인타운내 우회전 금지 지역 설정은 4지구 주도하에 추진됐지만, 지금은 시의회 관할 지역구가 달라졌다.

그 사이 우회전 금지판 설치 효과에 대한 검증이나 후속 조치 등은 누구도 살펴보지 않았다. 한인타운의 우회전 금지 표지판은 그 사각지대에서 7년째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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