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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아마존 '제국'의 길 가나

지금 식품업계는 심한 '아마존앓이'를 하고 있다.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 뉴스가 전해지고 나서다.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는 식품업계에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홀푸즈는 유기농 식품 전문 마켓으로 굳건한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며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에 46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소위 잘나가는 대형 체인이었다. 하지만 아마존이 137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혔을 때, 식품업계는 홀푸즈마저 아마존의 공세에 무릎을 꿇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는 홀푸즈가 먼저 매각을 제의함으로써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행동주의 주주들로부터 압박을 받던 존 매케이 홀푸즈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자 바로 이 회사에 사실 여부를 문의했다. 그리고 적극적인 매각에 나서, 결국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가 성사될 수 있었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의류, 식품 등의 운영업체들로부터 피인수를 타진하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저희 회사를 인수해주세요'라고 공개적인 구애에 나선 것이다.



이같은 아마존앓이는 비단 식품이나 의류업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분야의 업체들은 아마존이 다음에 어떤 행보를 펼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력, 유통 지배력으로 무장한 아마존은 어떤 업종에 진출하더라도 강력한 경쟁자가 되기 때문이다.

기자는 아마존의 이러한 확장이 결코 달갑지만은 않다. 아마존이 소매시장과 유통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할 우려 때문이다. 아마존은 이미 소매시장에서는 독점적 지위에 가까워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의 대부분이 물품을 구입할 때 아마존을 통하거나 아마존을 통해 가격 정보 등을 얻고 있으며, 올해 말이면 미국 가구의 절반 이상이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시장조사업체인 RBC캐피털마켓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소매시장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강한 시장 장악력을 갖고 있다.

아마존은 이처럼 이미 제국을 건설했지만 확장에 대한 야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아마존은 단순히 전자상거래 시장에 그치지 않고 거의 모든 분야로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다.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진출해 41%의 점유율로 이 부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봄에는 스마트홈 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이미 태블릿PC를 출시했으며, 인공지능(AI) 비서인 '에코'를 내놓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에코, 태블릿PC, 스마트홈 등을 통해 아마존은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시장을 접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를 통해 빅데이터 시장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은 전통적인 분야도 첨단 기술을 접목해 접수하겠다고 한다. 홀푸즈 인수는 단순히 식품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첨단 유통기술을 접목함으로써 가격 인하 및 보다 신선한 식품 공급을 가능하게 해 월마트나 크로거 같은 경쟁업체들을 긴장시켰다. 아마존은 또한 지난해 '아마존은 패션업체다'라고 선언함으로써 의류업계를 패닉 상태에 빠트리기도 했다.

물론 아마존의 이러한 행보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미 확장을 시작한 아마존 입장에서는 적당한 속도 조절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른바 기호지세인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아마존호는 오히려 넘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우려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스도 얼마 전 사설을 통해 아마존은 19세기 철도업체들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당시 철도업체들이 철도로 제품이나 원료를 실어나르는 기업·농부·석유업자들에게 뒷돈을 갈취해 배를 불린 것처럼 아마존도 경쟁업체들을 위협하고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국의 폐해는 역사를 통해서도 증명됐다. 그리고 오만해진 제국은 여지없이 패망의 길을 걸었다. 아마존이 오만한 제국이 되기 보다는 그 영향력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업으로 오래 유지되기를 희망한다.


김현우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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