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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 강타 버니 물결 "난 27달러 맨"

샌더스 윌턴극장 유세 현장을 가다
'사회민주주의' 1시간30분 설파
폭소와 눈물 자아낸 '감동 연설'

99%를 위한 명연설이었다.

'민주사회주의'를 주창하며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3일 LA한인타운을 강타했다. 이날 저녁 한인타운 한복판에 위치한 윌턴극장 앞은 샌더스의 유세를 보기 위한 수천여 명의 지지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전날 샌디에이고에서 유세를 펼친 샌더스는 이날 와이오밍주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폭설로 인해 비행기가 취소되며 유세장을 한인타운으로 전격 변경했다. 현장은 많은 젊은층의 유권자들로 북적였고, 한인들도 곳곳에 보였다.

지지자들은 샌더스의 주요공약인 ▶소득과 부의 불평등 해소 ▶월가 개혁 ▶공립 대학 무상교육 ▶처방약 가격 인하 등을 들으면서 폭소를 터트리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관련 동영상은 미주중앙일보 페이스북 페이지와 koreadaily.com에서 시청할 수 있다.

▶중산층은 없다



샌더스의 대선 메시지를 하나로 요약하자면 '중산층 살리기'다. 그는 "미국은 중산층이 붕괴하고 빈곤층이 증가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억만장자들에게 세금 혜택을 줘 심각한 국가 부채를 더욱 악화시키는 일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하위 40%보다 자산이 많은 월마트 상속자와 상속녀들을 향해 "이제 당신들 더 이상 복지혜택을 받지마"라고 외쳤다. 샌더스는 "40시간을 일하고도 빈곤하면 안 된다. 생활이 가능하도록 최저임금을 전국적으로 15 달러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의 탐욕과 무모함, 그리고 불법행위들이 경기침체의 원인이다. 대형금융기관이 법을 위반해도 기소되는 경영진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이들의 연봉은 올라갔다. 그런데 청소년들은 마리화나만 피워도 교도소에 간다. 전세계에서 미국처럼 수감자가 많은 나라는 없다."

그는 이어 "8년 전에 월가가 위기에 빠졌을 때, 국민이 그들을 구원했다"면서 "이제는 월가가 국민을 구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월가에 세금폭탄을 투하하겠다는 약속이다.

▶나는 27달러 맨

샌더스는 정경유착을 끊어야 미국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도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캠페인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캠페인에 앞서 '수퍼팩(정치자금 모금 조직)'을 만드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민했다"고 했다. '수퍼팩'이라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청중의 야유가 쏟아졌다. 샌더스가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래서 안 만들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하자 야유는 환호성으로 돌변했다.

지난 10개월 동안 샌더스는 500만여 명으로부터 평균 27달러의 후원금을 받았다. 이를 합치면 1억3500만 달러. 웬만한 수퍼팩을 압도하는 액수다.

▶"버니 아니면 꽝(Bernie or Bust)!"

지지자들은 샌더스의 연설이 시작되기 전부터 "버니 아니면 꽝"을 외쳤다.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오로지 샌더스만을 지지할 것이라는 맹세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최종지명되더라도 힐러리에게 결코 투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워싱턴 기득권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다는 취지에서다. 지지자 마리오 카피넬리는 "원래 나는 공화당원이었지만 조지 W. 부시에게 실망해 탈당했다"며 "이후 정치에 관심을 끊었지만 버니를 보면서 희망을 찾았다. 그만을 지지한다"고 했다.

▶힐러리 맹비난

월스트리트를 위해 강연 1회 당 22만5000 달러를 받은 힐러리. 샌더스는 "1시간짜리 연설에 그렇게 많은 돈을 받았다면 그 연설은 분명 정말 위대하고 똑똑하면서 세상을 바꿀만한 혁신적인 연설이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그렇게 대단한 연설이라면 그 내용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유료강연 원고를 공개하지 않아 곤욕을 치르고 있는 힐러리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그러면서 "힐러리가 다른 후보들도 유료강연 원고를 공개하면 자신도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OK. 그러면 내가 이 자리에서 공개하겠다"며 맨손을 훅 내밀었다. 월가를 위한 강연을 한 적도, 돈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순간 유세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원용석 기자

미주중앙일보 페이스북, 버니 샌더스 유세 현장 라이브 리포트 영상 보기

☞샌더스는 누구?

유대인인 샌더스는 1941년에 뉴욕에서 태어나 시카고 대학을 나왔으며 한때 코미디 영화배우로도 활동했다. 학창시절에는 ‘청년사회운동’ 회원으로서 인권운동에 참여했고 1986년 벌링턴 시장으로 당선된 이후 4선에 성공했다. 샌더스는 지난 25년간 스스로 북유럽 경제모델을 추구하는 무소속이자 사회민주주의자라고 설명했다. 정책적으로는 민주당을 대체로 지지한다고 밝혀왔다. 2006년부터 상원의원으로 활동해온 그는 지난 2010년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법을 비난하는 내용의 상원연설을 8시간이나 한 것이 계기가 돼 일약 스타가 됐다. 샌더스는 벌링턴 시장 4선, 연방 하원의원 8선, 연방 상원의원 2선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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