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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동갑 부부, 4만 마일 대륙횡단을 떠나다

본지 신현식 사진기자 부부
RV몰고 1년간 40개 주 여행

"지금 아니면 못 떠날 것 같아" 결심
주차장서 쪽잠.3분 카레로 끼니 때워
"중앙일보 독자들과 직접 만날 것"
매주 여행기 연재·블로그도 개설


"여기 오리건이야. 캘리포니아를 지나온 지 나흘 됐어. 산, 바다, 길 전부 그림이야."

전화기 너머 그와 아내의 음성이 밝았다. 길을 떠난 지 10일째라고 했다. 올해 예순 동갑내기 부부의 도전은 지난 1일 시작됐다.

중앙일보에서 23년간 생생한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온 신현식 사진기자가 아내 혜영씨와 함께 대륙횡단 여행에 나섰다.



미국 일주는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여행이지만 20대 청춘들도 막상 떠나긴 쉽지 않다. 그래서 부부는 배수진을 쳤다.

지난달 살던 아파트에서 나왔다. 가구와 살림살이를 창고에 넣고, 가진 돈 탁탁 털어 RV차를 장만했다. 차에서 먹고 자는 생활을 선택했으니 떠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대단한 이유는 없었어. 그저 지금이 아니면 못 갈 것 같았지."

말은 짧았지만, 갈 길은 멀다. 여행기간은 1년이다. 40개 주를 통과하는 이동거리는 4만 마일에 달한다. 북쪽의 주들을 거쳐 동부로 간 뒤 남쪽의 주들을 통해 LA로 돌아오겠다 했다.

"1년간 여행이 삶이고 삶이 여행인 셈이지. 구름 따라 바람 따라 허허허."

지난 열흘간 '여행이 된 삶'은 자주 불편했다. RV차를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마켓 주차장 구석에 차를 세우고 새우잠을 잤고, 밀린 빨래는 주립공원에서 '운좋게 발견한' 빨래방에서 했다. 3분 카레나 냉동음식,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불편한데도 돈은 생각보다 많이 들었다. RV차를 주차할 수 있는 주립공원 캠핑사이트 요금은 하룻밤에 35달러선이다. 단순히 잠자는데 들어가는 비용만 한 달에 1000달러다. 개스비와 식비를 합하면 매달 2500달러는 써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후원업체나 후원자를 찾고 있다.

여행경비를 말하면서 신 기자는 떠나본 사람만 할 수 있는 불평을 꺼냈다. "자유롭고 싶었는데, 자유롭기가 참 어렵네."

여정이 힘든 만큼 선물은 달콤했다. 장엄한 장면을 일상처럼 마주쳤다. 캘리포니아주를 종단하면서 거쳤던 21곳의 미션(mission) 유적지들은 장엄했다. "눈에 덮힌 샤스타산은 우아했고, 훼손되지 않은 숲은 광활했어."

긴 여행에는 목적이 있다. 미 전역 곳곳에 사는 중앙일보 한인 독자들을 만나 사진을 찍고,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이 우선이다.또, 각자의 바람도 있다. 신 기자는 중앙대학교 건축학과에 재학중 우연히 잡은 카메라에 빠져 이후 40년간 사진을 업으로 삼았다. "사진은 진실 그 자체라고 생각해. 보이는 것보다 볼 수 없는 것들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해. 날 찾는 여행이 됐으면 좋겠어."

아내 혜영씨의 소원은 단순했다. "남편이 기자로 일하면서 바쁘게 지내느라 여유가 없었어요. 우리 부부가 좀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어요."

신 기자는 여행기를 매주 한차례씩 본지에 연재한다. '좌충우돌 부부의 RV 미국일주 365일'이라는 제목으로 중앙일보 웹사이트에 블로그(http://blog.koreadaily.com/brookeshinn/946648)도 개설했다. 9일 '부부의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제목으로 첫 번째 글을 올렸다.

"아프지 않고, 사고 없이 여행을 마칠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부부는 중앙일보 독자들을 만나러 가고 있다.

▶도움 주실 분:(213)321-2334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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