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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가슴 통증…알고 보니 위산역류 때문

식도와 연결된 괄약근 느슨해져
위산이 거꾸로 올라오기 때문
누워있을 때 증세 더욱 심해
자다가 위산으로 식도 경련
협심증과 같이 갑갑하면서 통증
물 마시면 증세 호전될 수 있어


60대 초반의 여성은 최근 자다가 식은땀이 흐르면서 가슴이 조여왔다. 점점 숨쉬기가 힘들면서 가슴이 누르듯 아파와서 다급히 병원 응급실로 갔다. 하루를 병원에 입원하면서 심장에 관한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는 '네거티브(이상 없음)'였다. 병원의 미국인 심장전문의는 'GERD'가 의심스러우니 내과 전문의에게 가서 위내시경을 받아보라고 했다. 차민영 내과전문의는 "GERD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위산역류증으로 증세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거의 같아서 의사들도 자세한 검사를 하기 전까지는 판단 내리기 힘들 정도"라고 설명한다. 자세히 들어 보았다.

-왜 위산이 식도로 역류될 때 가슴이 갑갑하면서 통증이 생기나.

"위산은 상당히 강한 산성이다. 유일하게 위(stomach)에 머물 때에만 안전하다. 위산이 위에서 빠져나와 식도로 올라오면 강한 산성으로 인해 식도의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데 이 때 증세가 가슴이 갑갑하게 압박되면서 조여오고 타는 듯한 느낌으로 아프기까지 한다. 이런 증세가 심장의 협심증과 거의 같다. 또 위산이 식도에 오래 닿아있으면 식도 벽을 상하게 하여 염증도 생기게 된다."



-식도에 염증이 있을 때에도 위와 같은 증세가 나타나나.

"그렇지는 않다. 식도에 염증이 생겨도 잘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위내시경을 받지 않으면 식도에 염증이 생겼는지 모른다. 식도 염증이 있을 경우 대부분 위산역류를 갖고 있다."

-협심증과 위산역류증세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30년 넘는 내과의사 생활을 통해 밤(주로 새벽 1시~2시)에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는 응급전화를 너무도 많이 받았다. 증세를 들어 보면 위와 같다. 식은 땀이 온몸에 흐르면서 가슴이 타는 듯 숨도 쉬지 못하겠다고 한다. 이럴 때 '겁내지 마시고 상온의 물을 한잔 마시라'고 한다. 그러면 2/3 정도는 좀 나아진 것 같다고 답한다. 그 다음에 집에 있는 소화제(오메플라조넥시움잔탁덱실란트 등)를 먹으라고 하는데 이때는 알약보다는 물약으로 된 것(민톡스 말란타 등)이 빨리 반응이 오기 때문에 더 좋다. 그러면 훨씬 더 좋아졌다고 한다.

만일 이렇게 약을 먹은 후에도 계속 가슴 갑갑하고 조여오면 그 때는 즉시 응급실로 가거나 911을 부르라고 한다. 위산역류가 아니라 심장에 문제가 의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 한잔과 소화제로 진정된 사람들도 아침에 반드시 의사를 찾아가 심전도 검사를 해보라고 한다. 50세 이후의 경우 위산역류와 협심증을 동시에 갖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많다."

-위산역류증세는 낮에 활동할 때는 발생하지 않나.

"낮에도 증세가 나타나는데 상태에 따라 못 느낄 뿐이다. 위와 이어진 식도 부위에 있는 괄약근이 나이들면서 다른 근육과 마찬가지로 힘이 빠져 느슨해져 완전히 닫혀 있지 못하고 항상 약간 벌려있기 때문에 위산이 마치 종이에 물이 스며들어 퍼져가듯이 식도 위로 계속 조금씩 역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슴이 항상 갑갑하고 뭔가 속이 개운치가 않아 피곤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다가 과식 혹은 기름기 너무 단 초콜릿 그리고 카페인이 강한 커피를 먹으면 위산이 더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위산이 역류되어 속쓰림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업무나 화나는 일이 생겼을 때는 더욱 가슴이 갑갑함을 경험하는데 위산 분비를 가장 많이 자극하는 요인이 바로 스트레스다. 과다한 업무를 피하는 것도 위산역류 증세를 진정시키는 방법의 하나라 하겠다."

-위산역류로 복통은 동반되지 않나.

"한 환자의 경우 배(명치 부위)가 하루 종일 아파서 회사에서 소화제를 먹었는데도 점점 통증이 심해졌다며 온몸에 식은땀을 흘리면서 저녁에 찾아왔다. 잘못 먹었는지 배탈이 심하게 난 모양이라며 그가 움켜 잡은 명치 부위를 본 순간 위가 아닌 협심증을 의심하게 되었다. 혈압을 재어보니 높아(160/100) 곧바로 심전도 검사를 했는데 예감이 맞았다. 즉시 응급실로 보냈고 심장수술로 위급한 순간을 모면할 수 있었다. 위산역류로 복통증세는 거의 없다. 혈압이 높고 당뇨가 있으면서 복통이 심하게 지속될 때에는 내과가 아닌 심장과로 가서 협심증인지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위산역류를 갖고 있는지 자가진단하는 방법은 없나.

"음식을 먹은 후 몸을 좀 많이 움직였더니 가슴 부위가 답답할 경우 위산역류가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낮에 이유없이 하품을 많이 하는데 이 때 물을 마시면 좀 나아진다는 사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이 칼칼하면서 아프고 목소리가 쉬는 사람 항상 가슴이 개운치 않고 뭔가 걸려있는 듯 답답한 사람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가슴부위가 갑갑해오면서 속쓰림을 느끼는 사람은 위산역류를 의심해 보는 것이 안전하다."

-어떻게 해야하나.

"위내시경을 받아 보아야 한다. 본인의 상태에 따라서 의사가 처방해주는 위장약을 의사의 지시대로 잘 복용한다. 동시에 위산 분비를 자극하는 음식물은 피하면서 위산 분비를 적게 하는 식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야 할 음식은 어떤 것이 있나.

"먼저 피해야 할 3가지가 스트레스 술 담배이다.그 다음 식습관으로는 야채와 과일을 자주 먹되 한번에 너무 많이 먹지 않는다. 과식은 위산분비를 자극하기 때문. 기름기 짠 것 매운 것 그리고 카페인을 되도록 멀리 할 것. 정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한잔 정도 반드시 음식과 함께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환자는 꿀이 위산역류에 좋다는 말을 듣고(?) 매일 아침 빈속에 꿀을 한 스푼씩 하고 낮에도 수시로 먹었다. 당분(설탕)은 위산을 더 많이 나오게 한다. 차(티)도 대부분 카페인이 있기 때문에 성분을 확인할 것."

-어드바이스가 있다면.

"미국에 매년 300만명 이상의 위산역류 환자들이 발생할 만큼 흔한 소화기 질환이다. 안 먹고 살 수 없기 때문에 약 복용도 중요하지만 위산 분비를 자극하는 음식이 어떤 것인지 알아서 개인에 맞는 식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자주 물을 마시고 음식은 소량을 자주 먹을 것. 위산역류가 있는 사람은 2년에 한번 정도는 위내시경을 받아 상태를 항상 점검해 나가는 것이 안전하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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