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시 론] 코리아여 영원하라

역사의 시간표를 73년 전인 1945년으로 되돌려 본다. 제2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내며 6년을 지속하다가 1945년이 되면서 변곡점을 맞는다. 전쟁의 승기를 잡은 미국 등 연합국 측은 대량 공습과 원폭 투하로 독일과 일본에 엄청난 타격을 가하는 한편 종전 후 연합국 중심으로 세계질서의 재편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보다 2년 전인 1943년 카이로회담에서 종전 후 한반도를 바로 독립시킬 것인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인가, 만약 독립시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가 열강의 수뇌들 사이에서 거론되었다. 그러다가 종전을 눈앞에 둔 1945년 2월에 얄타회담, 7월에 포츠담 회담, 그리고 12월에 모스크바 3상 회의가 숨 가쁘게 열리면서 우리 민족의 운명이 최종 결정되고 말았다.

이때 우리 문제를 논의하는 어떤 회의에도 우리 민족 대표는 참석을 하지 못했다. 만일 무장 독립군이 연합군과 함께 서울에 입성해 일본에게서 항복을 받아냈었더라면, 해방공간에서 좌우익 모두가 시야를 넓히고 일치단결해 전승국들이 국토를 분단시킬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분단 책동을 막아낼 능력이 있었더라면, 그때도 그랬을까.

1945년 그때처럼 2018년 한반도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73년간 이어온 냉전체제를 해체시킬 수 있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맞고 있다. 그때와 현저하게 다른 점은 한반도 주변의 4대 강국, 그중에서도 미국이 강력한 협력과 지지를 보내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우리 민족 스스로가 만들어 가고 있으며 그 선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고 했다. 지난 주말 평양에서 전해온 소식은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진정 평화가 새로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해졌다. 북한은 4월 21일부터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중지하고 풍계리 핵 실험장도 폐기하겠다는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발표를 했다. 이로써 앞으로 주고받을 항목이 분명해지면서 남북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비핵화가 성공하고 나면 한국, 북한, 미국, 중국이 중심이 되고 일본과 러시아의 협력 아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논의에 들어설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서 어쩌면 북중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 북러 정상회담, 다시 2차 남북 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2018년 내내 한반도는 온 세계인의 관심의 중심지가 될 것이 분명하다.

돌아보면 해방 이후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일어난 모든 분쟁과 갈등은 강대국이 만든 분단에서 기인한다. 아직은 조심스럽고 속단하기 어렵지만 73년이라는 긴 세월 끝에 이제 그 분단의 시대가 종착역에 이르고 있다는 설렘을 갖는다. 분단을 끝내자면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런 다음 왕성하게 교류하고 협력하며 상생과 공존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미국에 살면서 무슨 의식이 있을 때면 미국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부른다.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따라 부르다 보면 곡이나 가사에 감동을 느낀다. 특별히 2절의 마지막 구절 "우리의 성조기는 영원히 휘날릴 것이다. 자유인의 땅 용감한 사람들의 고향 위에서"가 마음에 든다. 우리가 떠나온 조국도 이제는 남북 간, 남남 간의 그 음습한 갈등과 대립에서 용기 있게 떨치고 일어나기 바란다. 다시는 이웃에 지배당하지 말고, 다시는 쪼개지지 말고, 다시는 싸우지도 말고, 용맹스럽고 환희에 찬 미래로 나가게 되기 바란다. 부디 '코리아여 영원하라'


김용현 / 언론인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