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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에세이] 이해하기 어려운 트럼프 경제정책

얼마 전 LA 유력지에 난 태양광 산업에 미친 무역전쟁의 영향에 관한 기사는 갑작스러운 관세가 미국 내 기업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태양광 패널에 미국이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미국 내 태양광 패널 생산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생겨나 호황을 누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태양광 산업은 패널 제조업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태양광을 설치하는 건설업과 태양광 설치에 필요한 기타 자재 산업도 섞여 있는데, 관세부과로 태양광 패널 가격이 올라가면서 미국 내 경제성이 떨어져 전반적인 태양광 산업이 하락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자 중국산 패널의 관세 부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미국의 패널 제조업체 역시 줄어든 산업 수요로 인해 같이 어려움을 겪게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관세정책이 앞으로 어떻게 또 변할지 몰라 태양광 관련 산업계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워 앞날이 더 걱정이라는 불안감이 생겼고, 그 결과 생산 자체를 아예 보수적으로 줄이고 있어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기사의 줄거리다.

경제학의 기본인 수요와 공급의 균형은 많이 알려져 있다.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올라가고, 가격이 올라가면 공급자는 돈을 더 벌게 되니 생산을 늘리게 돼 균형을 찾는다는 원리다. 그래서 경기가 좋아지면 가격이 올라가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생기면서 매상도 늘어난다. 호황이다. 반대로 경기가 나빠지면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도 줄어든다. 불황이다.



그런데 관세 부과가 가져오는 수요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학에서 가장 심각하게 나쁘다고 하는, '가격은 오르는데 거래는 줄어드는' 소위 스태그플레이션의 효과를 가져오기가 쉽다. 좀 어려운 개념인데, 경기가 좋아 가격이 오르는 인플레이션에 비해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서는 경기가 침체되는 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올라가 소비자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이자율을 올려 경기를 수그러뜨리는 긴축정책을 펴면 된다. 그러나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면 가격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이자율을 올리면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경기가 더 나빠지기 때문에 자충수가 된다.

그래서 공급부문에 차질이 생겨 스태그플레이션이 생겼을 경우, 공급쪽 즉 생산자인 기업을 도와줘 생산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쓰게 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과거 레이건 대통령이 주창했던 '공급부문 경제학 (Supply Side Economics)'이다. 이에 대한 방법론은 공급자의 세금을 줄여주고, 공급자의 시설투자나 고용창출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이 이상한 이유는 바로 얼마 전 공급부문 장려를 한다고 해서 기업의 세금을 대폭 줄이고,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올렸는데, 무역전쟁을 통해 다시 공급부문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쪽에서는 공급 즉 생산자를 장려하면서 다른 한 편에서는 생산자를 위축시키는 모순적 정책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바로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의 문제점이 있다. 정책 방향이 일관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경제는 어려워도 일관성이 보이면 적응해 가는 힘이 있다. 그러나 일관성이 떨어지면 예측성이 떨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올라가고 전체적으로 경제활동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지난 1년 반 기간 동안 보여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외교 정책처럼 하루하루 입장이 바뀌는 상황은 국제정치계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경제에서의 불확실하고 모순적 상황은 국민경제에 혼란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무역전쟁의 목표가 무엇인지 확실히 정하고 이에 대한 로드맵을 정확히 제시해 시장의 불안을 없애주는 역할이 스태그플레이션 같은 치명적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리더십이다.


최운화 / 유니티 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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