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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양로병원의 부모님들

오래 전 나는 신문에 '우리도 언젠가는 늙는다'란 글을 기고한 적이 있었다. 그 때 그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우연히 알게 된 연세드신 분들의 상황이 누구에게나 올 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월이 유수같다더니 젊었다고 생각했던 내가 이제 그분들의 나이가 되어가고 있다. 동창들이 하늘나라에 갔다는 소식, 친구가 지인이 치매에 암에 걸렸다는 가슴저린 소식을 예전보다 자주 듣게 된다. 100세 시대라지만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나도 10년, 20년 후를 생각하곤 한다.

내가 내 몸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을 때는 혼자라도 살 수가 있지만 거동이 불편하게 되면 대개 요양원이나 양로병원으로 가는 것 같다. 그곳 시스템을 잘은 모르지만 자식들은 부모를 그곳에 모셨다고 안심하고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바빠서, 멀어서라는 이유로 찾아뵙지 않는다면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지는 노인들의 외로움은 더 심해질 것이다. 바쁘고 멀더라도 진심어린 마음으로 찾아 뵙고 건강 상태며 동태를 살피고 외로움을 달래드려야 한다.

양로병원에서는 많은 노인들을 모시고 있기에 일반적인 정기검진과 일상사만 챙길 뿐 개개인을 세심히 보살피기는 어려우니 그것은 자식들의 몫이어야 한다. 노인들은 자식이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으면 대개는 자식이 걱정할까봐 괜찮다고 하지만 뒤에서는 고통스러워하고 눈물을 흘린다.



뒷마당에서 부추를 키우는 나는 씨앗을 받지 않는다. 씨앗을 받고 난 후의 부추는 아주 가늘게 새싹이 난다. 씨앗을 만들기 위해 영양을 소모했기 때문일 것이다. 진 자리 마른 자리 보살피며 키워주신 부모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자식 자랑을 많이 한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자랑은 하지만 무관심한 자식과, 세상적으로는 부족해 자랑은 안 해도 부모 잘 보살피는 자식, 둘 중 어느 자식이 더 잘 사는 자식일까. 가난한 집에 효자 난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 것도 같다.


박용하 / 웨스트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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