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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치매 어르신들

이상진 / 한미치매센터대표
이상진 / 한미치매센터대표 

[LA중앙일보] 발행 2019/07/13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9/07/12 20:21

최근 두 부류의 '떼창'을 보았다. 무대에 선 청소년들과 관람객이 하나 되어 오색찬란한 LED 막대 등을 흔드는 분위기였다.

또 하나는 치매를 가진 어르신들이 선보였다.

노래방 시간에 마이크 든 사람은 있지만 조금만 지나면 저절로 합창이 되어 버린다. 느린 곡 '산장의 여인'이 나올 때는 대부분 멍하니 계신다. 또는 고개를 숙이고 계신 분도 있다. 그 다음으로 빠른 곡의 '남행열차'가 나오자 열다섯 분 모두 각자 특유의 몸짓으로 흥을 표현한다. 그 중 한 분은 본인의 틀니를 갑자기 둘 다 빼시더니 양손에 들고 좌우로 흔든다.

신나게 부르시는 입 모양은 홀쭉이가 되었다. 노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어머니! 틀니가 없어도 예쁘게 잘 부르시네요!"라고 했다.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으시며 들고 있던 틀니를 자연스럽게 끼우신다. 그 모습을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모두 남행열차를 신나게 탄 좋은 기분만 가지고 있다.

어르신들 얼굴엔 옛날 농번기 때 하루 날 잡아 동네 사람들이 즐겁게 춤추던 그 표정들이 남아있는 듯하다. 치매가 있어도 이렇게 함께 모이니 삶의 질이 조금 더 향상되는 것 같다.

100세 시대, 장수시대가 되면서 치매는 아주 흔해졌다. 하지만, 치매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 혼자 있다면 이런 흥겨움은 좀처럼 보기 힘들 것이다. 치매 어르신들이 혼자 있게 되면, 틀니를 빼는 것보다 더 심한 이상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젊은이들의 문화를 이해하여 주듯이 치매증상이 있는 분들의 이상행동도 어렵겠지만 인정해야 할 시대인 것 같다.

치매에 대한 바른 이해는 그 분들과 함께하는 것을 조금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한다. 또한, 치매 어르신들로 하여금 의미 있는 참여를 독려할 수도 있다. 틀니를 흔들던 그분에게 칭찬을 해 놓았으니 '다음에 또 그러시면 어쩌지?'사실 조금 걱정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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