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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잊지 못할 여고시절

정현숙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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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9/07/22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9/07/21 12:44

'여고시절 3년 동안 정들은 자주색 가방…'이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를 들으면 단발머리에 흰 깃 달린 교복 입은 싱그러운 여학생 시절이 생각난다.

나에게도 3년 동안의 아름다운 추억의 여고시절이 있었다. 나의 여고생활은 1950년대였다. 그때6·25전쟁의 상처가 남아 모든 것이 부족한 시절이었지만 우리의 마음만은 참으로 풍요로웠다.

시와 소설을 읽고 쉬는 시간이면 그 당시 유행하던 노래를 떼창으로 부르기도 하는 하루하루의 학교생활은 즐거움 그 자체였다.

나에게는 두명의 단짝 친구가 있어 우리 셋은 항상 붙어다녔다. 두 친구의 이름은 송자, 명자였다.

알렉산더 듀마의 '삼총사'를 읽고 의리있는 그들의 행동에 감동돼 우리도 삼총사 같다고 생각했다. 무엇이든 셋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했고 우리는 만나면 항상 즐거웠다.

명자는 조용하고 침착한 성격에 늘 점잖은 언니 노릇을 했고 송자는 유머가 풍부해 남을 웃기기를 잘했다. 특히 흉내를 잘 내는 송자는 모두를 즐겁게 해주는 재주가 있었다.

여고시절 3년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친구들은 졸업 때 찍은 흑백사진 몇장에 남아 있을 뿐 헤어져 점점 만나기가 힘들어졌다.

그후 직장생활에 아이들 키우느라 모두가 바쁘다가 나는 1987년에 미국에 왔다. 송자는 꽃꽂이 학원 원장이 되어 출장차 1995년 미국에 와서 자기가 만든 예쁜 꽃을 내 가슴에 달아주고 간 것이 마지막 만남이었다.

지금 80이 다 된 친구들 얼굴이 어떻게 변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가 늙었으니 친구들도 늙었겠지라고 생각하지만 교복 입은 학생 때 얼굴만 생각나고 그때가 너무 그리워진다. 어느날 꿈 속에서 송자를 만났다. 갑자기 가슴이 찡해졌다. 송자가 보고싶어 마음은 자꾸 그 시절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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