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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웃음에 인색한 민족

지난 주말 처방약을 사기 위해 월마트에 들른 적이 있다. 금요일 오후라 약국 앞에는 20여명이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줄 끝으로 합류하려고 백인 할머니 뒤로 다가섰을 때 할머니와 눈길이 마주쳤다. 나는 '하이'라고 인사한 후 씽긋 웃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자연스레 할머니가 말을 건네왔다. 아시안들은 대부분 늘 화난 듯한 무뚝뚝한 표정을 하고 있어 쉽게 인사하거나 말을 걸기가 두렵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나도 고희를 넘기도록 항상 입 꾹 다물고 애써 무표정하게 근엄한 것이 점잖은 것으로 착각하면서 살아왔다.

백인들은 처음 만나도 먼저 웃고 인사를 한다. 이런 인사를 좋아하면서 왜 나는 먼저 하지 못했을까.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안 중에는 웃음에 인색한 사람들이 많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남자가 잘 웃고 말이 많으면 실없다고 했고, 여자가 잘 웃고 가벼우면 정숙하게 보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 부모들은 희로애락의 감정을 애써 감추고 살아왔고 우리도 은연 중에 보고 배워 무표정하고 웃음이 없다.



한국민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겪으면서 마지막 남은 웃음마저 잃어 버린 것 같다. 폐허를 딛고 배고픔을 이기며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 오늘의 경제 기적을 이뤄냈다. 지금 우리는 지나온 어려웠던 시절을 반면교사로 삼아 잃어버렸던 우리들의 밝은 웃음을 다시 찾을 때가 됐다. 학교교육을 통해, 언론 홍보 등을 통해 잘 웃고 친철한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때다. 세계에서 제일 웃음 많고 인사 잘하는 1등 국민 이미지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가자.


이산하 / 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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