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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현상모집

여섯 시간을 달려도 구름에 가려 바다나 땅을 내려다볼 수가 없다. 하늘에 구름이 이리 많을 줄 몰랐다. 그러기에 온 땅을 적셔 주기도 때로는 장마로 물난리를 주기도 하리라. 해를 따라 서쪽으로 달리며 발아래 흰구름으로 마음 내키는 대로 조각상을 만들다 쪽잠에 빠지다 다시 어디쯤 가고 있나 알아보기도 한다.

지지난 해 겨울이니 벌써 3년이 지나고 있다. 고층건물로 뒤덮인 거리에서 길을 잃지 않은 일이 오히려 대견하다. 동대문과 남대문이 그대로 있고 세종로가 번듯하기 때문이겠다. 동대문시장의 옛모습은 찾기 어렵고 그나마 남대문시장의 희미한 영상에서 어렴풋한 그림을 그려 본다. 좁은 시장골목에서 추위 더위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 소상인들의 싱그러운 모습에 친밀감을 느끼곤 한다. 빼곡히 들어 앉은 구멍가게들이 정겹게 보여 친구에게 문자를 보낸다.

"현상모집. 가게 하나를 열려고 합니다/ 가게 이름을 무어라 할까요/ 행복을 파는 가게인데요/ 좋은 이름 으뜸상에/ 행복을 하나 드립니다."

누구나 행복을 찾아 나선다. 행복하고 싶다. 씨를 뿌리며 풍년을 기원한 세상의 질서는 사과나무에 사과, 감나무에 감을 맺게 한다. 갓난아이의 웃는 얼굴은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한다.



옷으로 몸을 감싸듯 마음에는 행복이라는 옷이 있다.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이다. 남의 떡이 커 보이고 이웃집 마누라가 예뻐 보여도 거기서 거기다. 새는 눈물을 보일 틈이 없다. 독수리와 구렁이와 살쾡이가 노리고 있어도 하늘을 날며 노래를 부른다.

인연으로 만나 궁합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늘 곁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이들과 함께 행복이라는 옷을 입고 희망을 쏘며 산다.


남철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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